강제사은행사로 공정거래위의 불공정거래 조사를 앞두고 있는 롯데
현대 신세계등 대형 백화점들이 거래업체들에게 자발적으로 사은행사에
참여했다는 확인서를 강요, 물의를 빚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이들 대형백화점은 공정위가 겨울세일 기간중 사은
행사 비용을 거래업체에 부당하게 떠넘겼는지 여부를 조사키로 하자
지난주부터 업체들에게 "공동판촉합의서" "사은행사 참여 협조전"등을
반강제적으로 제출토록 하고 있다.

롯데는 지난주 중반부터 사은행사에 참여한 일부 거래업체들에게
"사은행사에 참여하겠으니 백화점의 협조바랍니다"는 내용의 협조공문을
만들어 보내도록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와 거래하는 A상사 관계자는 "세일 시작전 "OO상품이 사은품으로
나가니 비용의 50%를 부담하라"는 내용을 일방적으로 통보해왔다"며
"사은행사가 문제가 되자 스스로 협조전을 제출한 것으로 하라고 해 지난
15일 합의서를 써 줬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롯데의 경우 최근 거래업체 실무자들을 간담회
명목으로 불러모아 입막음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뒤늦게 사은행사를 시작한 현대백화점은 지난주 "공동판촉합의서"라는
문건을 만들어 거래업체에 돌리고 있다.

현대는 "대부분의 업체는 스스로 사은행사를 요구해 왔고 그렇지 못한
업체에 대해 합의서 작성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신세계도 "사은행사 참여는 거래업체와 구두로 합의하는게 지금까지의
관례였다"며 "그러나 이번에는 사안이 중대해 상품구매담당자들이 직접
업체를 돌아다니며 공동판촉합의서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거래업체들은 "우월적 지위에 있는 백화점의 요구를 뿌리칠 회사는
없다"며 "이번 공정위의 조사를 계기로 앞으로 거래업체에 부담을 안기는
과열 사은행사는 자제돼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 김상철 기자 cheo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2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