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열풍, 투자인가 도박인가"

최근들어 미국 월가에서는 인터넷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것을 둘러싸고 "버블논쟁"이 한창이다.

일부 경제전문가들은 이같은 현상을 "월가의 광기"라고 해석하는가 하면
한편에서는 인터넷 사업의 미래를 반영한 것이라는 분석을 내놔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고 포천지 근착호가 전했다.

설립된 지 5년된 인터넷 서점 아마존(amazon.com)의 한달전 주가는
약 1백50달러대.

그러나 현재는 4백달러선(주식분할전 기준)에서 움직이고 있다.

한달만에 주가가 3배가량 뛰었다.

현재 아마존의 주식시가총액은 2백50억달러로 추정되고 있다.

이는 월마트가 27년에 걸쳐 이룬 성과와 같은 수준이다.

아마존 주가는 브라질 사태에도 영향받지 않고 상승세를 지속, 미국
주가상승을을 주도하고 있다.

지난 15일 데뷔한 인터넷 전자신문사인 마켓워치(marketwatch.com)사도
17달러에 상장했으나 하룻만에 주가가 90.50달러까지 올라갔다.

장중 한때 1백30달러까지 치솟기도 했다.

이처럼 나스닥 시장에서는 작년 하반기 이후 상장된 인터넷 관련기업들의
주식이 상장 첫날 거래에서 1백~2백%씩 급등하는 것은 다반사가 됐다.

사정이 이렇게되자 인터넷 경매 업체인 "프라이스라인.컴", 온라인 서점
"반즈앤 노블.컴"등 15개를 넘는 인터넷 관련기업들이 주식공모를 위해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인터넷 관련기업들의 주가가 폭등하는 이유는 장래성이다.

재래형 산업시대가 막을 내리고 상거래를 인터넷이 장악한다는 전망에서다.

실제로 각 분야에서 이런 현상들이 현실화되고 있기도 하다.

더군다나 인터넷 기업의 뒤엔 대부분 거대한 정보통신회사의 강력한
지원이 버티고 있어 기반도 탄탄하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이에대한 버블론과 경계론도 강력하게 제기되고 있다.

메릴린치의 애널리스트인 조나단 코헨은 "개미군단(소액투자자)들이
상승세를 리드하고 있어 뒷힘이 약하다"며 "인터넷 관련기업들의 상장이
어느정도 이뤄진 후엔 선별화 작업이 진행돼 주가가 곤두발질 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인터넷 관련기업의 경영실적이나 목표에 대한 검증작업이 철저하게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투자열풍이 몰아치고 있어 거품으로 판명날 땐
엄청난 후유증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얼마전 세계1위의 미디어 그룹인 뉴스 코퍼레이션스의 루퍼드 머독 회장이
"인터넷 주식이 비정상적으로 치솟고 있다"고 지적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게다가 올해엔 미국 기업의 실적지표들이 하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판매 성장률, 산업 생산량, 설비 가동률, 기업 수익률,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등 대부분의 지표가 작년만 못할게 확실시된다.

인터넷만으로 주식시장을 떠받칠 수는 없다는 얘기다.

인터넷주식 경계론을 펴는 전문가들은 "낙관적인 전망만을 늘어놓으며
투자를 권유하고 수수료를 챙기는 증시매니저들에게 현혹되지 말라"고
권고하고 있다.

< 박수진 기자 limhyuc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2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