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ADVERTISEMENT

    [사설] (18일자) 새 단계 접어든 금강산사업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현대의 금강산 사업이 종래의 관광위주에서 종합개발사업으로 한 차원
    높은 협력관계로 접어들게 됐다.

    현대는 정부가 지난 15일 금강산 개발에 대한 남북협력사업 내용변경을
    승인함에 따라 이미 착수한 온정리 휴게소 공연장 온천장등 1단계 사업을
    조속히 마무리하는 한편 2단계로 내년말까지 골프장 2곳과 1천실규모의
    해상호텔, 해수욕장, 스키장등을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현대는 빠르면
    금주중 금강산개발등을 전담할 회사로 아산주식회사를 설립하는등 남북경제
    협력사업을 적극화시키기로 했다고 한다.

    현대의 금강산사업은 남북관계의 개선에 중요한 전기가 되고 특히 북한의
    개방노선을 유도하는 중요한 변수가 된다는 점에서 국민들의 기대와 우려가
    교차했던 사업이다. 그런 금강산 사업을 이번 정부의 사업내용변경 승인을
    계기로 단순관광이 아닌 공동개발사업으로 더욱 확대된다는 것은 무척 의미가
    크다.

    대규모 공동개발사업이 이뤄지면 남북간의 인적 물적교류는 지금의 금강산
    관광 사업과는 비교할수없을 정도로 늘어날 것이고, 따라서 남북교류의
    활성화는 물론 남북관계개선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

    그러나 인적 물적 교류가 늘어나면 여러가지면에서 지금보다 더욱 많은
    문제가 제기될 것이다. 따라서 철저한 대비가 있어야 차질없이 추진될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금강산공동개발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하는데는 무엇보다 북한당국의
    사업보장과 약속이행이 필수적이다. 현대의 북측 상대인 아태평화위원회가
    금강산 개발및 시설사용 독점권을 보장한다고는 하지만 그것만으로 충분하다
    고 보기 어렵다. 어떤 형태로든 남북당국간의 확실한 보장이 이뤄질수있도록
    지속적인 노력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현대의 금강산개발사업은 남북교류협력의 강화를 위한 상징적 사업이긴
    하지만 그 규모나 자금투입면에서 무척 크기 때문에 사업자체로서의 수지
    타산도 면밀히 검토해야 할 것이다. 내년말까지 추진될 1,2단계 사업만해도
    4억달러에 가까운 자금이 투입될 예정이다. 금강산종합개발사업에 대한
    대가로 오는 2005년까지 6년3개월동안 매달 2천5백만달러씩 모두 9억4천2백만
    달러를 북측에 지급키로 했다. 그때까지 여러가지 사업을 벌이자면 막대한
    자금이 추가로 소요될수밖에 없다. 결국 자금조달의 원천을 다양화하고
    치밀한 조달계획이 수립돼야만 성공적 추진이 가능하다.

    현대는 금강산 개발사업추진을 국내외업체들에게 개방하고 특히 외자유치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한다. 외국인들이 많이 참여한다면 사업의 지속성 유지에
    도 도움이 될 것이다. 다국적 기업, 특히 한반도 주변국 기업들이 많이 참여
    한다면 한반도의 긴장완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햇볕정책의 구체적 성과는 다름아닌 금강산개발사업
    의 성공으로 가늠해볼수 있다. 정책일관성 유지 등 정부의 긴밀한 협조가
    중요한 것도 그 때문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18일자 ).

    ADVERTISEMENT

    1. 1

      [한경 에세이] 안 좋은 소식을 먼저 듣고 싶다

      11년째 구청장으로 일하며 자연스럽게 알게 된 조직의 한 가지 특징이 있다. 일이 잘 풀릴 때는 보고가 끊이지 않는다. 담당자도, 팀장도, 과장도, 국장도 같은 내용을 각자의 언어로 전한다. 그 덕분에 상황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금세 감이 온다.그런데 일이 꼬이기 시작하면 분위기가 달라진다. 조용해진다. 현장에서는 이미 여러 작은 신호가 있었을 텐데 그 이야기는 좀처럼 윗선까지 올라오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그 ‘조용함’을 그냥 지나치지 않으려고 한다. 한 번 더 살피고, 한 번 더 묻는 것. 그게 윗사람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직원들에게 자주 이렇게 말한다. “잘되는 일은 천천히 알려줘도 괜찮다. 안 되는 일일수록 최대한 빨리 말해 달라.”해결책이 없어도 상관없다. 오히려 그럴수록 더 좋다. 본인 눈에는 출구가 보이지 않는 문제라도 다른 사람이 함께 보면 생각지 못한 선택지가 생기기도 한다. 무엇보다 시간이 지나 보고가 늦어질수록 문제는 커지고, 해결의 여지는 점점 줄어든다.몇 년 전 있었던 일이다. 처음에는 비교적 단순한 사안이었다. 초기에 공유됐다면 충분히 조정할 수 있었을 문제였다. 하지만 ‘조금만 더 지켜보자’는 판단이 몇 번 이어지면서 보고는 미뤄졌고, 그사이 오해가 쌓이고 감정이 겹겹이 얽혔다. 내가 상황을 알게 됐을 때는 이미 이른바 ‘총체적 난국’에 이르러 있었다. 그때 가장 먼저 든 감정은 화도, 책임을 묻고 싶은 마음도 아니었다. ‘조금만 더 일찍 말해줬다면 어땠을까.’ 그 아쉬움이 가장 컸다.곧바로 관련 부서를 모두 모아 머리를 맞댔다. 역할을 나누고, 진행 상황을 실시간으로 공유하며 여러 방향에서 해법을

    2. 2

      [다산칼럼] 고환율 둘러싼 오해와 진실

      요즘 환율에 대한 불안감이 우리 사회에 팽배해 있다. 1997년 외환위기 당시 원·달러 환율이 2000원에 근접했던 상황을 회상하며 한국 경제에 큰 위기가 오는 것은 아닌지 걱정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구제 금융을 받은 1997년과 달리 지금은 막대한 무역수지 흑자가 지속되고, 외화보유액 규모도 훨씬 크고, 순대외금융자산도 충분하니 그때처럼 급박한 위기가 올 가능성은 작다.외환거래는 대체로 무역, 증권·채권 투자, 직접투자에 의해 발생한다. 외환거래를 통해 미국 달러가 순유출되면 환율이 높아지고, 순유입되면 환율이 낮아지는 것이 원·달러 외환시장의 단순한 수요 공급 원칙이다. 무역에서 한국은 지난 10년간 흑자를 기록했고, 작년과 올해는 흑자액이 역대급이다. 특히 2022년부터 한·미 간 거래에서 큰 흑자를 내며 달러화가 대규모 순유입됐다. 그러니 무역이 최근의 높은 원·달러 환율의 경로가 아님은 분명하다.증권의 경우 2025년 3분기 말 잔액 기준으로 한국인이 외국에 투자한 액수가 외국인이 한국에 투자한 액수에 비해 2160억달러(한국은행 외화보유액의 절반 정도) 정도 많아 달러 순유출이 발생했다.이는 원화 약세 요인으로 작용했는데, 이런 불균형의 대부분은 한·미 간 거래에서 발생했다. 개인과 국민연금의 미국 증시 투자를 원화 약세 원인으로 지목할 수 있는 이유다. 그렇다고 해서 개인과 국민연금을 비난해서는 안 된다. 경제 주체가 높은 수익률을 따라 투자하는 것은 오히려 칭찬할 만한 일이다.증권과 반대로 채권의 경우 외국인이 매입한 한국 채권 액수가 한국인이 매입한 외국 채권 액수보다 2025년 3분기 말 잔액 기준으로 1410억달러 정도 많다.

    3. 3

      [데스크칼럼] 정부가 보여준 노란봉투법의 민낯

      고대 로마시대 때 얘기다. 당시 석조 건축의 백미는 반원 모양의 아치형 다리였다. 수직 기둥에 상판을 그대로 얹는 직선형 다리보다 내구성이 좋았다. 벽돌을 아치 형태로 맞물려 쌓아 상판의 하중을 분산시킨 덕분이다. 대형 교량 건설에 적용할 수 있어 로마제국 영토 확장에 큰 도움이 됐다. 목숨을 건 설계자들하지만 공사 막바지에 커다란 위험에 직면한다는 게 문제가 됐다. 아치 형태로 쌓아 올린 벽돌 자체 힘만으로 버틸 수 없어 다리 곳곳에 임시로 고정한 가설물을 빼는 시점이다. 이때 다리 설계자는 이유를 불문하고 아치 밑에 서야 한다. 이른바 ‘진실의 순간’에 설계가 잘못됐거나 벽돌이 부실했다면 다리는 무너지고 설계자는 즉사한다. 설계자가 아치 밑에 서기를 거부한다면 그 다리에 결함이 있음을 자백하는 것과 다름없었다. 자신의 설계가 옳다는 점을 목숨 걸고 증명한 것이다.2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낙하산 포장병도 같은 처지였다. 그들은 낙하산을 공수부대로 보내기 전 직접 포장한 낙하산 중 하나를 택해 비행기 밖으로 몸을 던졌다. 로마시대 다리 설계자처럼 낙하산에 문제가 없다는 것을 자신의 생명을 걸고 입증했다. 동료의 목숨이 내 손에 달려 있다는 엄중한 책임감 때문에 가능한 행동이었다. ‘블랙 스완’ 이론으로 유명한 나심 탈레브는 이런 용단을 ‘스킨 인 더 게임’으로 묘사했다. 피부를 게임에 걸 정도로 자신의 결정과 행동으로 빚어진 결과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얘기다.탈레브 관점에서 본다면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개정안)을 대하는 우리 정부의 태도는 어떤가. 그동안 기업인들은 정부가 노란봉투법의 불확실성을 줄일 ‘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