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브라질의 전격적인 레알화 방어 포기선언으로 세계금융불안이
진정됐다.

브라질증시가 33%나 폭등하고 미국과 유럽주가도 2-3% 회복됐다.

일단은 세계경제가 브라질충격에서 벗어나는 모습이다.

그렇지만 전문가들은 "이제부터가 더 문제"라고 진단한다.

레알화 방어 포기는 미봉책일뿐 부작용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주가폭락 등 발등의 불은 껐으나 브라질경제를 속에서 곪도록 만들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다.

<> 레알화 방어포기의 의미 =지난 4년간 고수해온 고정환율제를 버리겠다
는 뜻이다.

브라질은 자유변동환율제나 통화보드제, 환율변동폭 확대중 하나를 채택해
18일 발표할 예정이다.

이중 자유변동환율제를 도입할 가능성이 가장 높다.

변동환율제는 중앙은행이 통화가치 방어를 위해 시장에 개입할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따라서 외환보유액을 시장개입 자금으로 쓰지 않게 돼 외환사정이
좋아진다.

지난 주말 브라질 등 세계증시가 급등한 것은 바로 브라질의 외환사정
호전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었다.

또 환율방어를 위한 인위적인 고금리정책도 더이상 필요치 않다.

<> 세계경제에 대한 파장 =전문가들은 앞으로 부정적인 영향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브라질경제에 득보다 역효과가 크다고 지적한다.

레알화 가치하락은 브라질경제에 <>외채상환 부담 가중 <>수입물가 상승
으로 인한 인플레 고조의 역효과를 낸다는 것이다.

이에따라 브라질은 물가를 잡기위해 다시 금리를 올려야 하고 그결과
경기침체는 심화될 수 있다.

레알화 급락으로 올해 브라질 경제성장률(당초 마이너스 1% 예상)이
마이너스 4-6%로 악화될 것이라고 메릴린치의 브라질경제전문가 조이스
창은 말했다.

세계경제에 대한 부작용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레알화 가치폭락은 <>중남미 각국통화의 평가절하 도미노 <>신흥시장에
대한 외국인투자 신뢰도 저하 <>브라질의 원자재 덤핑수출에 따른 국제
원자재가격 하락으로 세계디플레 심화를 유발할 위험이 크다.

바클레이즈 캐피털의 헨리 윌모어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지금 당장은
레알화의 평가절하와 변동환율이 세계금융시장 안정에 도움이 된다.

그러나 중기적으로는 세계경제에 지난 94년말 멕시코의 페소화 평가절하
및 변동환율제 도입때와 같은 충격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브라질의 고정환율제 포기는 중국 대만 홍콩 등 아시아의 고정환율제
국가들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중남미각국의 평가절하와 아시아 통화가치 하락으로 이어질 경우 중국의
위안화 평가절하를 초래할 수 있다는 관측까지 제기되고 있다.

이 경우 아시아외환위기가 재발되고 아시아경제회복은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

결국 브라질의 고정환율포기는 세계경제에 새로운 불확실성을 하나 더
추가한 셈이다.

< 이정훈 기자 leeho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