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회창 총재는 14일 상도동 자택으로 김영삼 전대통령을 예방했다.

오전 10시25분에 만난 두 사람은 약 5분간 인사말을 나눈뒤 50여분간
비공개 단독 면담을 했다.

구체적인 면담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지난 13일 전두환 전대통령과 만나 미묘한 견해차를 드러내며 어색한
자리를 연출했던 때와 달리 두 사람은 서로 의기투합하는 모습을 보였다.

대화중 일부만 공개됐는데 김 전대통령은 경제청문회와 관련, "정책청문회
가 아닌 개인을 목표로 공격하기 위한 청문회를 여당이 단독으로 강행하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어 이 총재가 "야당으로서 제대로 역할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안되고 있어
매우 안타깝다"고 말하자 김 전대통령은 "어려운 때 야당이 확고하게 잘
대처해 국민의 기대에 부응해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 전대통령은 또 "야당은 언제나 어려웠고 옛날에는 이보다 훨씬 더 했다"
며 "해방이후 50년의 역사가 있었지만 진실을 영원히 호도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비공개 면담에서 대치정국이 계속되고 있는데 대해 우려를 표시
하고 여당의 정국운영 방식을 강하게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이 총재는 야당의원 영입 재개와 "민주대연합" 구상 등 여권의 정계
개편 움직임에 대한 우려를 전달하고 김 전대통령의 도움을 요청했을
것이라는게 정가의 분석이다.

< 한은구 기자 toha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1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