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회창 총재가 13일 이례적으로 김대중 대통령을 칭찬했다.

이 총재는 이날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오늘은 두가지 점에서 김대통령을
칭찬하겠다"고 말문을 열었다.

우선 대통령이 변질된 규제개혁관련 법안에 대한 거부권 행사를 철회한데
대해 "정말 칭찬할 일"이라고 평가했다.

이 총재는 이어 지역 편중인사 금지를 지시한데 대해서도 "잘한 일이며
앞으로 제대로 해 나간다면 기대해 볼 만하다"고 치켜세웠다.

정치권에서는 현정부에 대해 신랄하게 비판해온 이총재의 이같은 발언을
놓고 대여관계에서 "순풍"을 예고하는 게 아니냐고 해석하고 있다.

유화적인 제스처를 보임으로써 대화에 대한 기대를 간접적으로 전달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한나라당 고위관계자는 "김 대통령의 국정운영 잘못을 부각시키기
위한 의도적인 역설화법으로 봐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이 총재가 두가지 사안에 대해 언급하면서 두번 다 꼬투리를
달았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여당이 날치기로 통과시킨 법안을 대통령이 거부권 행사하겠다고
해서 내가 자가당착"이라고 지적했고 "정권출범 초기부터 싹쓸이 지역편중
인사로 국민을 실망시켰는데..."라고 언급했다는 것이다.

< 한은구 기자 toha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1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