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 만들어진 21세기를 다룬 공상과학영화나 그림을 보면 번쩍거리는
비닐소재에 몸에 딱 달라붙는 옷을 입은 미래인이 등장한다.

그러나 2000년을 1년 앞둔 지금 우리의 옷은 그때의 상상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

오히려 인위적인 색깔보다는 자연을 닮은 베이지나 카키색이 유행하고
옷감 또한 면과 마 등의 천연소재가 각광받고 있다.

패션전문가들은 과학이 발달할수록 패션은 자연과 가까워질 것이라 전망
했다.

올해 패션 트렌드의 기본은 자연스러움과 편안함(natural & comfortable)
이다.

로맨틱한 이미지의 옷도 입어서 편해야 하고 스포츠 스타일도 자연스러운
멋이 나야 한다.

디자이너 강진영씨는 "올해의 메가트렌드는 기본으로 돌아가자는 것"이라
말한다.

그는 또 화장하지 않은 듯 화장하고 멋내지 않은 듯 멋을 낸 스타일이
인기를 끌 것이라 전망했다.

또 몸에 붙는 타이트한 실루엣은 지난해를 끝으로 더이상 보이지 않고
올해는 느슨하고 여유있는 실루엣이 유행을 선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99년 패션 트렌드의 특징중 또 하나는 복고와 공존이다.

자유롭고 편안함을 강조하면서도 각종 다양한 스타일이 한꺼번에
어우러진다는 점이다.

로맨틱 클래식 에스닉 아방가르드 등 지난 1세기동안 보아왔던 모든 유행
스타일이 올해 한꺼번에 나타난다.

물론 옛날과 똑같은 복고가 아니라 1999년식으로 각색된 형태다.

패션전문가들은 "여러 트렌드가 공존하는 것이 올해의 트렌드"라고 단정
지었다.

< 99년 여성복 트렌드 >

<> 부드럽고 밝은 스타일 : 흰색이나 미색 등으로 깨끗한 이미지를 표현
한다.

대표적인 코디는 비대칭 라인의 플리츠 스커트와 심플한 상의의 어울림.

실루엣이 여유있고 불필요한 장식이 배제된 심플함이 포인트다.

<> 내추럴 스타일 : 자연스럽고 편안한 스타일.

작업복에서 착안된 오버롤(멜빵바지), 얇은 옷을 자연스럽게 여러벌 겹쳐
입는 레이어드룩이 유행할 조짐이다.

<> 민속풍 스타일 : 니트와 같은 수공예적인 상품에서 많이 보인다.

터키풍의 화려한 패턴과 노란색 녹색 황토색이 많이 쓰인다.

<> 귀여운 로맨틱 스타일 : 허리선이 가슴 바로 밑까지 올라온 원피스,
러플, 리본 등이 여기에 속한다.

캐미솔이나 란제리를 연상시키는 속옷패션도 등장할 예정이다.

<> 스포츠웨어 스타일 : 조깅팬츠나 트레이닝복 등 스포츠 고유의 디자인이
일상복에 응용된다.

편안함과 실용성이 강조됐다.

<> 모던 & 클래식 : 커리어여성의 수트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스타일.

선과 장식이 최소한으로 사용된 모던스타일의 실루엣과 버버리체크가
그려진 클래식한 옷감의 조화를 예로 들 수 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