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T-LCD(초박막액정표시장치)의 "크리스털(액정) 사이클"은 과연
무너지는가.

1년이상 계속될 것으로 점쳐졌던 TFT-LCD의 공급과잉 상태가 6개월여만에
해소되면서 크리스털 사이클의 이론적 가치가 흔들리고 있다.

크리스털 사이클은 반도체의 실리콘 사이클에 대비되는 TFT-LCD의
경기순환지표.

2년 주기의 반도체와 달리 TFT-LCD는 투자기간이 짧아 1년 단위로 상승과
하강을 반복하며 일정한 경기사이클을 그린다는게 통설이다.

크리스털 사이클은 지난해초까지만 해도 그대로 들어맞았다.

95년 LCD가 호황을 누리자 액정표시장치 업체들은 대규모 설비투자에
나섰다.

그 결과 96년부터는 공급이 넘쳐 침체국면으로 빠져들었으며 1년내내
그 상태가 계속됐다.

하지만 10.4인치 후속으로 12.1인치짜리 신제품이 선을 보이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대형 제품이 나와 원판 한장당 생산량이 줄어들자 재고가 빠른 속도로
소진되고 결국은 공급부족현상이 빚어졌다.

LCD경기는 97년초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으며 그 때의 활황국면 역시
1년동안 지속됐다.

당시의 활황은 전과 마찬가지로 LCD업체들의 투자를 유발, 경기는 98년초
침체국면으로 반전됐다.

크리스털 사이클이 빗나가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부터.

호황이든 침체국면이든 어김없이 1년간 계속됐던 지금까지의 흐름과 달리
당시의 침체국면은 6개월여만에 끝났다.

LCD가격이 지난해 2.4분기를 바닥으로 조금씩 회복되기 시작한 것이다.

13.3인치는 지난 97년말 개당 6백50달러에서 지난해 2.4분기 3백달러까지
하락한 후 오름세로 반전돼 최근 3백80달러선을 형성하고 있다.

12.1인치도 지난해 2.4분기 2백30달러에서 지금은 2백60달러까지
상승했다.

세계적 시장조사기관인 IDC는 LCD 경기의 조기 상승세 반전은 13.3인치
14.1인치 15인치등 대형 신제품이 잇따라 개발됐기 때문이라며 이로써
크리스탈 사이클은 더 이상 유용하지않게됐다고 지적했다.

외환위기로 세계시장의 80%이상을 장악하고 있는 한국과 일본업체들이
신규 시설투자 계획을 세우지않고 있어 LCD경기의 호조는 전처럼 1년만에
끝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IDC는 강조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16메가 D램 반도체가 지난 95,96년 일시적
공급부족으로 이상 호황을 누린 것처럼 TFT-LCD도 IMF이후 이상 특수를
맞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지난해 4.4분기부터 LCD 업체들이 공장을 풀가동하고 있는데다 현재
설비확장 계획이 거의없어 이번 호황국면은 1년이상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는 설명이다.

< 박주병 기자 jbpar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1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