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와 B가 골프를 쳤다.

두명은 비슷한 실력인듯 보였다.

사실 스윙은 B가 훨씬 좋았고 거리도 더 났다.

그러나 승리는 언제나 A의 몫.

게임 패턴은 간단했다.

A가 파를 잡으면 B가 보기를 하고 A가 보기를 하면 B가 더블보기를 하는
식이었다.

예를들면 다음과 같다.

-파3홀에서 두명 다 그린에 올린다.

더 먼거리의 A가 퍼팅해서 볼을 홀에 붙인다.

그러면 B의 볼은 홀을 크게 지나친다.

아마 A의 파를 가정하며 자신은 버디를 노리며 쳤을 것이다.

설사 A의 두번째 퍼팅거리가 B보다 멀더라도 A가 넣으면 B는 못넣는다.

-파4홀에서 A의 세컨드샷이 그린을 벗어났다.

그러나 얼마든지 붙여 파세이브 할수 있는 위치.

이를 본 B는"저 친구 분명히 파는 잡는다"고 생각한다.

그런 생각이 드는 한 B의 세컨드샷은 더 휘거나 그린을 오버한다.

문제는 그때 A가 보기를 해도 B는 더블보기라는 사실이다.

A가 붙이는데 실패했거나 짧은 퍼팅이 빠져 보기를 해도 B는 그 이전에
이미 툭탁거리며 어떻게 하든 1타를 더 칠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된다.

이상의 메시지는 "이기려고만만 하면 진다"이다.

골프 승부에서 가장 중요한건 인내심.

남이 잘칠때 참는 것이 인내심이고 자신의 게임이 안될때 "잘될때 까지"
기다리는게 인내심이다.

골퍼들은 언제나 "골프장안에 핸디캡 있다"고 말하는데 그걸 믿는다면
못 참을 이유가 없다.

B와 같이 매홀, 그리고 즉시 이기려고만 덤비면 언제나 질수 밖에 없다.

반면 "져도 좋다"하면 최소한 비긴다.

김흥구 < 골프전문기자 hkgolf@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1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