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자리에서 보약을 먹는다는 이유로 술을 사양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알코올이 "약발"을 떨어뜨린다는 생각 때문이다.

보약과 술은 진짜 상극관계일까.

정답은 "그렇다"이다.

왜 그럴까.

알코올은 몸속에서 빨리 분해될수록 좋지만 약은 반대이다.

약성분이 빨리 분해된다는 것은 몸에서 약효가 그만큼 떨어진다는 의미다.

알코올과 보약이 상극인 이유는 알코올 분해과정에서 약성분도 함께 분해돼
버리기 때문이다.

알코올은 간에서 "탈수소"라는 효소에 의해 아세트산으로 분해된다.

그러나 탈수소 효소는 한정돼 있기 때문에 알코올을 섭취할 경우 또다른
효소(시토크롬 P450)가 활성화돼 분해에 동원된다.

이처럼 간에서 분해 효소의 양이 증가하다 보면 약성분을 분해하는 일도
늘어나게 마련이다.

알코올 중독자에게 약발이 잘 안받는 이유다.

알코올은 일반 약물과도 상극관계이다.

감기약을 예로 들어보자.

콧물이 나올 때 사용하는 항히스타민제는 중추신경계를 억제해 졸음을 유발
시킨다.

알코올을 감기약과 같이 먹으면 졸음이 더욱 심해지고 몽롱해지는 현상까지
일어난다.

알코올은 중추신경계를 활성화시키는 것으로 여기기 쉽지만 사실은 억제하는
기능이 강하기 때문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1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