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기가스가 전혀 나오지 않고 연비는 지금보다 훨씬 높은 "꿈의 자동차"를
만들 수는 없을까.

일단 그 대안으로 떠오르는 것이 전기자동차이다.

그러나 전기자동차는 대기오염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실용화
까지는 아직 수많은 난관을 거쳐야 한다.

주유소처럼 언제 어디서나 편리하게 전기를 공급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려면
오랜 기간이 걸리는데다 배터리 기술도 아직 초기단계에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 가격이 엄청나게 비싸다는 단점도 있다.

실용성과 경제성 측면에서 전기자동차로만 운행하는 것은 아직 시기상조
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할수 있는 것이 하이브리드(Hybrid)자동차다.

전문가들은 하이브리드카의 경우 기존 자동차 시스템을 활용하면서도
내연기관 자동차에 비해 화석연료 사용량을 절반 이하로 줄일 수 있어
21세기에 가장 각광받는 자동차로 보급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하이브리드카란 내연기관과 배터리를 이용한 전기모터를 동력원으로 함께
사용하는 일종의 전기자동차.시내에서는 배기가스가 발생하지 않는
전기자동차로 운행하고 도심을 벗어나 교외에서는 가솔린이나 디젤 자동차로
변신해서 운행할 수 있다.

또 자동차 브레이크를 밟아 감속할 때 생기는 마찰에너지로 발전기를 돌려
전기 에너지를 만들어 동력원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기존 내연기관 차량과 같이 최고의 구동력이 발생하도록 엔진을 설계할
필요가 없어 엔진의 크기와 무게를 크게 줄일 수 있다.

배기가스가 줄어드는 동시에 연비도 향상되며 대체연료를 이용할 수도 있다.

자동차 전문가들은 미래형 자동차로 하이브리드카를 꼽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도요타가 "프리어스"라는 시험 모델을 이미 시장에 내놓은 것을 비롯
포드 혼다 닛산 아우디 등이 개발에 나서고 있으며 2000년께 상품화가
이뤄질 전망이다.

GM은 2001년까지 하이브리드형 스포츠카를 개발하고 2004년 수소 전기
혼합형 모델도 내놓을 계획이다.

도요타가 개발한 시스템은 고속주행시에만 엔진을 사용하고 저속주행시에는
전기모터로 달리는 방식.

고속주행이 불가능한 시가지에서는 연료 소비율을 자가용차의 두배인
리터당 28km까지 늘릴 수 있다.

속도를 줄이기 위해 제동을 걸면 제동력으로 발전기가 돌아가 발생한
전기가 배터리내에 축적되므로 저속주행시에는 축적된 전기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도요타는 이같은 시스템으로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기존 자동차의 절반,
질소산화물은 현행 배기가스 규제치의 10분의 1까지 줄일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닛산자동차도 엔진으로 발전기를 가동시켜 전기를 만든 뒤 모터로 바퀴를
돌리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엔진을 멈추면 배터리에 축적된 전기로 자동차를 주행시킬 수 있다.

수바루는 전기차와 내연기관 자동차를 접목시킨 엘텐을 개발, 눈길을
끌었다.

미국의 경우 포드자동차가 에너지부(DOE)의 자금지원을 받아 미래형
하이브리드카를 개발중이다.

포드가 개발중인 모델은 발전과 구동이 동시에 이뤄지는 방식으로 독일의
벤츠, 캐나다의 밸러드 등 외국기업과 공동으로 기술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2004년쯤 시판될 예정인 P2000은 엔진뿐만 아니라 차체도 알루미늄으로
제작돼 전체 무게가 약 9백kg밖에 안되며 연료 1리터로 27km를 갈 수 있다.

포드는 전기 휘발유 겸용 하이브리드차에 이어 2000년에는 증기만 배출하는
무공해 자동차를 개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P2000은 또 휘발유뿐만 아니라 디젤이나 메탄올을 넣고도 달릴 수 있도록
개발될 계획이다.

하이브리드카는 업체들의 치열한 개발 경쟁에 힘입어 기술 발전이 매우
빠른 속도로 이뤄지고 있다.

따라서 조기 상품화의 가능성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배터리 기술의 발전과 엔진 부품의 소형화등이 이뤄지고 가격이 적정선에서
결정된다면 하이브리드카는 급속히 기존 차량을 대체하게 될 것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