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째 1천년주기(밀레니엄)의 마감을 앞두고 점산업이 호황을 누리고 있다.

세기말 불안심리를 조금이나마 누그러뜨리기 위해 점집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물론 서양에서도 마찬가지다.

합리주의 철학의 길을 연 데카르트의 고향인 프랑스.

연간 6백억프랑이 점술가들의 호주머니로 흘러들어가고 있다.

우리돈으로 13조원이 넘는 액수다.

대중잡지는 물론 일간지도 앞다퉈 오늘의 운세난을 신설하고 있다.

인터넷을 통한 온라인 상담도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점바람이 세차게 불고
있다.

80개의 별자리중 태양이 지나는 길과 겹치는 12개의 별자리로 운명을 점치는
점성술사에서부터 아프리카 주술사, 이슬람교 마술사에 이르기까지 각양각색
의 역술가들이 판을 벌이고 있다.

이스라엘에선 라디오의 아랍어 점성술쇼 프로그램이 젊은이들 사이에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정치 경제문제 등 머리를 복잡하게 하는 얘기는 한마디도
내보내지 않는다.

별자리에 따른 주간운세를 알려주고 전화를 걸어오는 청취자들의 개별운세를
상담해줄 뿐이다.

특히 아랍의 젊은이들에게 인기라고 외신들은 전하고 있다.

미국도 다를게 없다.

레이건 전 대통령이 정책결정을 할 때 부인 낸시 여사를 통해 점성가와
상의했다고 알려질 정도로 보편화되어 있는 점보기가 요즘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유료로 점을 봐주는 인터넷 사이트도 부지기수다.

세기말이란 시점에 IMF한파까지 겹친 우리나라에서도 점집을 찾는 사람들이
부쩍 늘고 있다.

서울 성신여대 주변 점성촌의 용하다고 소문난 점집은 매일 만원사례다.

토정비결 등 역술관련 서적들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사주 운세관련 700번 전화정보서비스의 이용자도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외국에서와 같이 별자리로 운세를 보는 점성술도 젊은이들 사이에서 유행
하고 있다.

< 김재일 기자 kji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