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철재 < 충남대 교수 / 역학연구가 >

99년 기묘년은 천간 기토와 지지 묘목으로 구성되어 있다.

하늘엔 흙,땅엔 나무란 뜻이다.

98년 무인년이 양의 기운으로만 채워진데 비해 하늘, 땅 모두 음의
기운으로 꽉차있다.

땅과 나무의 위치가 바뀌어 있는 98년과 99년.

나무가 땅 위에 있어 굳건히 뿌리를 내리는 것이 일반적 이치인데
그 위치가 바뀌어 있으니 비정상이다.

그러니 99년은 간지의 이름처럼 기묘할 것인가.

우리나라는 사주명리학적으로 양의 기운을 가진 커다란 소나무로 풀이한다.

이를 갑목이라 부른다.

99년의 대한민국의 운세 혹은 분위기는 간지인 기묘년과 갑목의 관계로부터
출발한다.

천간의 여섯번째 글자인 기는 양분이 많고 물기 촉촉한 참흙이라 할 수
있다.

음토이기 때문에 세력은 크지 않다.

지지의 네번째 글자인 묘는 동물로는 플레이보이인 토끼를, 오행으로는
음의 기운을 가진 나무를 상징한다.

양목인 우리나라는 음토인 기토를 만나면 상호 조화로운 애정을 느낀다.

이는 상극의 정리에서 목은 토를 제어하기 때문에 신랑의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당연히 기토는 가정살림을 담당하는 부인이 된다.

이를 곧이 곧대로 재물 정재 라고 한다.

지지 묘목은 천간 글자인 갑목과 을목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각기 양과
음을 상징한다.

실전에서는 음목으로 작용하는데 이 경우 양인살로 구체화된다고 표현한다.

군자에게는 권위를, 소인에게는 형액으로 작용하며 강력한 권력을
부여한다.

따라서 99년은 정재의 표상인 정직한 샐러리맨으로 나타낼 수 있으며
아울러 저력있는 경제인이라 말할 수도 있다.

대한민국은 비록 힘이 들겠지만 꾸준히 진화의 물결을 타고 나아갈 것이다.

단서는 있다.

기묘년이 시사하는 것처럼 정직과 신용이 우리 모두에게 상식적인
덕목으로 자리잡을 때 비로소 그럴 것이라는 점이다.

내년은 단기로 4332년.

이를 우리나라의 나이로 응용하여 작괘를 해보면 산풍고괘가 나온다.

상구가 변하면 지풍승이다.

고는 글자에서 알 수 있듯이 접시 위의 세마리 벌레이다.

가만히 있지 못하고 피를 빨고 있다.

승은 땅속에 뿌린 생명의 씨앗을 의미한다.

상승과 적립이다.

고에서 승으로의 전환은 변화와 개혁의 소용돌이가 순한 암말로 바뀐 것에
비유할 수 있다.

내년 우리나라는 내부적으로 여전히 문제가 많이 있음을 알 수 있다.

벌레먹은 곳은 도려내고 먹어야 하는 법이다.

다행인 것은 승괘에서 암시되는 발전의 국면이다.

명리학적으로 조명한 차분한 전진, 곧 기토 정재의 의미와 상통한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