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은 기묘년 "토끼띠 해"다.

60간지로는 16번째이며 주역의 괘로는 수뢰둔괘에 속한다.

방향은 정동이며 오행은 토목에 해당한다.

묘는 오전5시에서 7시, 달로는 음력 2월을 지키는 방위신이다.

한자로는 토, 묘라고 한다.

영어로 hare 는 산토끼, rabbit 은 집토끼를 뜻한다.

묘자는 대문의 문짝을 좌우로 연 모양을 나타낸 것으로 만물이 땅을 밀치고
나오는 형태이다.

동양문화권에서는 음양의 기운을 모두 가지고 있는 동물로 꼽힌다.

꾀가 많고 지혜로우며 속임수의 명수로 불린다.

벽화 와전 벼루 민화 등에 나타난 토끼는 달의 정령이며 불로장생의 상징
이다.

한국문화에서 토끼는 평양 석암리고분 출토 낙랑유적에서 처음으로
나타난다.

이 속에서 나온 전통을 보면 달을 상징하는 원형은판에 두꺼비와 옥토끼가
들어있다.

달 속의 옥토끼는 네발로 서서 두꺼비를 돌아보고 있다.

고구려 벽화에서도 두꺼비와 함께 토끼가 자주 나타난다.

토끼가 달의 상징이면서 불사약을 제조하는 영물로 통했다는 사실을
입증한다.

신라 토우에서도 토끼가 엿보인다.

앙증스럽게 만든 토끼토우는 사냥의 대상으로 사냥이 잘되기를 기원하기
위해 만들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문헌상으로 토끼가 처음 등장한 것은 고구려 6대 대조왕 25년이다.

부여국에서 온 사신이 뿔 3개가 있는 흰사슴과 꼬리가 긴 토끼를 바쳤고
고구려왕은 이들이 상서로운 짐승이라해서 죄수들을 풀어주는 사면령을
내렸다는 기록이 있다.

고려 현종에는 서경사람이 머리 하나에 몸뚱이가 둘달린 토끼를 왕에게
바치고 충선왕때에는 토끼가 왕궁인 수녕궁에 나타난 것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토끼가 거북이를 타고 용궁에 갔다가 빠져나오는 별주부전이야기는
삼국사기에도 전하는 민족 설화다.

신라의 김춘추가 고구려에 원군을 청하러 갔다가 정탐꾼으로 몰려 죽음의
위기에 처했을때 보장왕의 신하 선도해에게 뇌물을 바치고 살려주길
부탁했다.

이때 선도해가 넌지시 말한 것이 바로 토끼전에 관한 기록이다.

김춘추가 위기를 극복하는데 이용했다는 이 설화는 토끼의 지혜로움과
슬기를 묘사하고 있다.

고려말 이규보의 동국이상국집에서도 토끼와 달의 모습을 시로 읊고 있어
토끼가 설화와 문학의 소재가 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처럼 설화에 나타나는 토끼는 재치있고 위기모면을 잘하는 동물이다.

지혜의 대결은 강자와의 대결로 천적인 호랑이를 대상으로 한 이야기가
많다는게 아이러니다.

작고 민첩한 토끼는 힘없고 남을 약탈하지 않는 매우 슬기로운 민중의
모습으로 그리고 있다.

반면에 토끼가 얕은 지혜와 방정으로 인해 낭패를 보는 경우도 나타난다.

정월 첫째 묘일을 상묘일, 일명 토끼날이라고 한다.

상묘일에 나타난 토끼는 장수의 상징이며 재앙을 물리치는 역할을 한다고
옛사람들은 믿었다.

이날 실을 짜거나 옷을 지어 장수를 빌기도 했다.

동국세시기에는 "이날 새로 뽑은 실을 토사(-톳실)라고 한다.

이 실을 주머니끝에 매달아 재앙을 물리친다.

남의 식구를 집에 들이지않고 나무로 만든 그릇도 들이지않는다.

특히 여자가 남의 집에 먼저 들어오는 것을 꺼린다"는 내용이 나온다.

이날은 남자가 먼저 일어나서 대문을 열어야하며 가장이 여는 것이 제일
좋다고 한다.

여자가 대문을 열고 밖에 나가면 불길하다고 여겼다.

어부들은 이날이 방정맞은 날이라고 해서 출항하지 않는다.

속담에 토끼는 사냥의 대상이면서 겁많고 작고 약한 동물, 꾀많고 영리한
동물로 나타난다.

"가는 토끼잡으려다 잡은 토끼 놓친다" "바다에 가서 토끼 찾는다"
"토끼를 다 잡으면 사냥개도 잡아먹는다" "한번에 두 토끼는 못 쫓는다"는
사냥의 대상으로 토끼를 얘기하고 있다.

"놀란 토끼뛰듯 한다" "토끼가 제방귀에 놀란다" "토끼도 위급하면 사람을
문다" 등에서는 겁많고 작고 약한 동물로, "토끼는 굴을 셋 판다" "토끼가
용궁을 가도 살길은 있다" "토끼 도망치듯 한다"는 재빠르고 성질이 급한
동물로 묘사되고 있다.

< 오춘호 기자 ohchoo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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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끼꿈을 꾸면... 재물.벼슬 얻는 길몽

꿈속에서 토끼는 성직자 교육자 재물 벼슬 단체 진리를 상징한다.

흰색과 누런색의 토끼는 길몽이나 검은 토끼는 질병을 뜻한다.

토끼가 새끼를 낳고 있으면 상당한 재물이 생기며 토끼가 다른 동물에
쫓기고 있으면 직장을 떠나려고 하거나 첩 식모 고용인이 나가려 한다는
뜻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