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라크가 28일 이라크내 비행금지구역에서 미사일 공격을 주고
받아 걸프지역에 또다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이날 교전은 지난 19일 미국의 대이라크 공습 종료후 처음 발생한 것이다.

미국 국방부는 이라크 북부를 초계비행중이던 미국 항공기들이 대공포와
미사일 공격을 받자 이라크 방공포 진지 등에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발표했다.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은 "이번 군사행동은 적절한 자위권 행사"라면서
이라크 남부와 북부 2개 지역에 설정된 비행금지구역에 대한 권리를 계속
수호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에대해 이라크는 ""적"이 먼저 이라크 방공포진지에 미사일을 발사해
4명의 군인이 사망하고 7명이 부상했다"고 주장했다.

이라크는 또 초계비행중이던 미국의 전투기 편대중 1대를 격추했다고
말했다.

미국 국방부는 그러나 임무수행중이던 미국 항공기들이 안전하게
귀환했다고 밝혔다.

미국은 이라크의 이번 공격에는 유엔의 결의안을 더 이상 인정하지
않겠다는 사담 후세인 정권의 의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이라크는 미국이 무기사찰 협력거부를 이유로 최근 공습을 단행하자
유엔 무기사찰단의 활동에 협력하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해 왔다.

이런 상황에서 유엔 안보리 결의안에 따라 설정된 비행금지구역을
초계비행중이던 미국 전투기들에 대한 공격에 나선 것은 영공침범에
대한 단순 대응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들이다.

일각에서는 후세인 정권이 이번에 비행금지구역 문제를 환기시킴으로써
지난번 공습 당시 국제사회로부터 폭넓은 지지를 받지 못했던 미국을 더욱
궁지로 몰아넣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쿠웨이트 침공 이후 계속돼온 경제제재 조치의 해제 필요성을
상기시키는 효과도 겨냥했을 것이란 지적들이다.

이로 볼때 앞으로도 비행금지구역과 관련, 미국과 이라크간의 산발적
충돌이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무기사찰 파동 당시와 같은 대규모 공습사태로 비화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지배적인 관측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3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