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철재 < 충남대 언어학과교수. 역학연구가
cjseong@hanbat.chungnam.ac.kr >

결혼에 이르기까지 상대방에 대한 탐색전은 다양하게 전개된다.

궁합법을 동원할 수도 있고 짧은 관상지식을 떠올리기도 한다.

물론, 너무나 사랑하여, 사랑이 아니라면 죽음을 달라는 경지의 남녀 한 쌍
에 있어서 이러한 것들은 우스운 얘기일 수 있다.

그리고 이런 커플이라면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역학장치의 관문을 거칠
필요도 없다.

사랑했으니 결혼하여 사랑으로 잘 살면된다.

문제는 이 땅 많은 수의 남녀,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숫자의 남녀들이
배우자 결정에 대한 갈등으로 매일을 지새고 있다는 점이다.

남자는 남자다워야하고 여자는 여자다워야 한다.

우리의 전통적 가치관이다.

세월이 흘러감에 따라 이러한 덕목은 조금씩 색이 바래 이제는 남자같은
여자, 여자같은 남자도 종종 눈에 띈다.

그러나 여기가 한반도 대한민국인 이상 가치관의 기본적 울타리는 아직도
건재하다고 봐야 한다.

그래서 사주명리학적 전제도 남성은 양의 기운이, 여성은 음의 기운이
주조를 이루어야 한다는 것이다.

상학에서 남자는 눈과 코를, 여자는 눈과 입을 위주로 한다고 했다.

여자의 입장에서 배우자를 고를 때 필수적으로 참고해야할 사항은 다음과
같다.

첫째, 상대방의 눈동자가 단정할 것.

둘째, 코는 웅장하며 힘이 있어야 하고 휘지 않아야 한다.

코는 자신을 상징하니 약하다면 줏대가 없는 것이요, 휘어 있다면 마음가짐
이 바르지 못한 것이다.

또한 40대의 실패를 예견하기도 한다.

남자의 입장에서 상대방 여자는 단정한 입매무새의 소유자면 좋다.

아래 위 입술의 두께가 적당하며 알맞게 붉은 색에 치아가 노출되지
않는다면 상격이다.

눈은 까만 동자가 분명하여 흑백이 구분되고 흰자위가 많이 보이지 않는 게
좋다.

노복이라 일컫는 턱선은 둥글고 살이 풍성하면 좋다.

음덕을 지녔기에 덕스러우며 복을 많이 받는 까닭이다.

여기에 귀가 뒤집히지 않고 적당한 길이에 귓밥이 좋으면 정이 많고 재운도
괜찮다고 한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3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