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라노 조수미가 새음반 "보석의 노래"(에라토)를 내놨다.

잉글리시 챔버 오케스트라(지휘 줄리아노 카렐라)와 함께 녹음한 "프랑스
아리아 모음집"이다.

수록곡은 모두 11곡.

콜로라투라의 여왕답게 고음으로 올라갈수록 맑고 투명해지며 화려한 음색
을 자랑하는 그의 목소리를 맘껏 뽐낸 노래들이다.

첫곡은 구노의 오페라 "로미오와 줄리엣"중 "아, 나는 살고 싶어요".

1막 가면무도회장에 나타난 줄리엣이 청춘을 좀더 즐기고 싶다며 부르는
아리아다.

끝모르게 치솟는 고음, 빠르고 섬세한 비브라토, 어떤 가수보다 긴 숨으로
악절을 이어가는 솜씨는 티없이 맑은 소녀의 터질듯한 삶의 환희를 표현하기
에 충분하다.

세번째 곡 토마의 오페라 "미뇽"중 "나는 아름다운 티타이나"도 절창이다.

노랫말 처럼 "새보다 가볍고 번개보다 빠르게" 파도치는 목소리는 아찔할
정도다.

마이어베어의 오페라 "북극성"중 "그가 연주하는 소리가 여기에", 오펜바흐
의 오페라 "로빈슨 크루소"중 "내가 경배하는 그에게 데려다 주오", 구노의
오레라 "미레유"중 "오, 우아한 제비여" 등도 현란하다.

샤르팡티에의 오페라 "루이즈"중 "당신에게 모든 것을 바친 그날부터"는
또 다른 매력을 풍긴다.

가난한 시인과의 사랑에 빠진 파리의 젊은 처녀 루이즈의 감정을 잘
살려냈다.

< 김재일 기자 kji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