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베스트셀러 작가 하인츠 콘잘리크의 장편소설 "비오 플라스마"(김이섭
역, 찬섬)가 국내에 처음으로 번역돼나왔다.

무고한 사람들의 생명을 담보로 자신들의 이익만 챙기려는 불법 혈액 공급
업체 "비오 플라스마"와 신문 기자 리오의 숨막히는 대결이 줄거리다.

대기업 중견간부 라이너스가 갑자기 몸에서 이상을 감지한다.

수술 도중 에이즈에 감염된 혈액을 수혈받은 것이다.

어처구니 없는 현실에 절망한 그는 자포자기 상태에서 아내와 어린 딸을
살해하고 자살해버린다.

이 사건을 취재하던 리오는 엄청난 음모를 발견한다.

그러나 그 자신도 라이너스와 같은 운명이라는 사실을 알고 경악한다.

정신을 가다듬은 그는 "비오 플라스마"의 피해자인 전직 경찰관 키퍼와
함께 "피의 마피아"를 추적한다.

이들은 "비오 플라스마"의 보스 토마스가 보건성 고위 공무원의 비호 아래
혈액의 에이즈감염 검사비용을 아끼기 위해 저지른 범죄극을 밝혀낸다.

복수에 나선 키퍼는 결국 자신의 감염된 혈액을 원인제공자인 토마스에게
주사하고 생을 마감한다.

그러나 리오는 범죄자들의 이면에도 나약한 인간의 피가 흐르는 것을 발견
하고 화해와 용서의 길을 찾는다.

이 작품은 긴박한 상황설정과 반전을 거듭하는 구성으로 시종일관 손에
땀을 쥐게 한다.

국내 에이즈환자 8백여명중 2.5%가 수혈에 의한 감염자라는 사실이 현실감
을 더한다.

그러나 행간에는 진한 휴머니즘이 깔려 있다.

흥미진진한 스토리뿐만 아니라 생명의 존엄성을 지키려는 인간애가 겹쳐
재미와 감동을 동시에 선사하는 소설이다.

< 고두현 기자 kd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2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