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실적이 좋고 신분이 확실한 우량고객이라면서 금리는 왜 높게
받습니까"

은행에서 마이너스대출을 받은 고객들이 금리면에서 푸대접받고 있다며
항의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시중금리가 떨어질수록 이같은 항의는 거세지고 있다.

고객들은 거래실적을 쌓을 만큼 쌓았는데 금리는 왜 은행가계대출
최고금리를 적용하느냐며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그러나 은행들은 마이너스대출의 경우 고객이 여윳돈으로 수시로 대출을
갚을 수있는 것이라며 실제 금리부담은 그리 높지 않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마이너스대출 금리현황=겉으로 보기엔 일반가계대출과 대동소이하다.

다만 국민은행은 연14.95%로 일반가계대출(연14.45%)보다 0.5%포인트
높다.

그러나 속을 들여다보면 마이너스 대출금리가 일반대출보다 약1%포인트
높게 정해진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예를들어 신한은행의 마이너스 대출 금리와 일반대출금리는 표면적으로
연13.5%로 같다.

그러나 이 은행은 일반가계대출의 경우 신용도가 우수한 고객이거나
보증인의 자격이 좋을 때 지점장이 최고 1%포인트까지 금리를 깎아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주택은행도 담보가 우량한 고객에 대해 일반대출금리를 최고 1%포인트까지
감면해주고 있다.

그런가하면 은행들은 주택담보대출에 대해선 마이너스대출보다 낮은 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주택은행은 마이너스대출 금리가 연 14.4%이지만 주택담보대출은
연 12.75%~연13%를 매기고 있다.

신한은행도 마이너스대출보다 0.5%포인트 낮은 연13%, 외환은행도
연12.75%~연13.75%를 받고 있다.

거래실적보다는 담보를 우선시하는 은행들의 속성을 그대로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

<>은행의 주장=마이너스 대출금리를 낮게 적용할 수 없는데 대한
은행들의 변명은 일견 그럴듯 하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일반대출은 약정한 만큼 대출금액을 다 쓰지만
마이너스 대출은 한도약정금액의 60%만 실제 대출이 이뤄지고 있다"며
"따라서 금리가 연15%로 책정됐다면 실제 부담하는 금리는 연10%도
안된다"이라고 말했다.

마이너스 대출의 성격상 고객이 대출잔액을 관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은행에는 이것이 부담으로 작용한다고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다시말해 1천만원을 약정했으면 은행은 늘 1천만원의 자금을 준비하고
있어야한다는 것.

이에따라 대출되지 않은 자금은 일시적으로 아이들머니(노는 자금)가 될
수 있으며 이는 은행에 자금운용상 손실을 가져온다는 지적이다.

은행들은 또 거래실적을 기준으로 삼긴 하지만 마이너스대출 금리를 정할
땐 신용도가 잣대라고 주장한다.

조흥은행 관계자는 "대출금리에 차등을 두는 것은 신용리스크 프리미엄
때문"이라며 "거래실적은 대출한도를 만들어내는데 주로 활용된다"고
말했다.

<>고객들의 항변=은행들은 <>급여이체 <>예금실적 <>자동이체 <>가족거래
실적등을 종합해 마이너스 대출을 해준다.

따라서 일부 고객들은 마이너스 대출을 받기위해 한 은행에 거래를
집중시키는 전략을 쓴다.

그런데도 은행들이 마이너스대출에 가계대출 최고금리를 매긴다며
고객들은 분통을 터뜨린다.

한 독자는 "거래실적을 쌓았다는 것은 그만큼 은행에 기여도가 높고
신용도 믿을만하다는 것인데 왜 금리를 높게 적용하느냐"며 항의했다.

또 회사원 이모씨는 최근 거래은행을 찾아가 마이너스 대출을 받으려다
봉변 아닌 봉변을 당했다.

이모씨는 "13년간 은행거래를 하면서 신용대출 한 번 받지 않았으며
해외근무를 하면서 외환거래 실적까지 쌓았는데 1천만원 대출에 연15.5%의
금리를 달라고 하더라"며 고개를 저었다.

연 15.5%의 금리는 해당은행의 금리체계상 나올 수 없는 것인데도
은행은 고리를 책정했다.

은행 지점들이 본점에서 부여받은 금리자율권을 활용, 금리를 깎아주기보다
높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올 법 하다.

고객들은 마이너스대출 금리에 대한 재조정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 이성태 기자 stee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2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