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보판지공업이 생산하는 골판지는 부가가치가 높은 상품이 아니다.

4.5t 트럭에 골판지를 가득 채워 팔아봐야 고작 70만원밖에 들어오지
않는다.

생산규모도 크지 않다.

고객들이 소량으로 주문하는데다 다양한 종류의 상품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그나마 납기도 넉넉지 않게 주문한다.

이 회사는 정보화를 통해 "고비용 저효율"을 극복한 모범적인 중소기업사례
로 꼽혔다.

우선 다품종 소량생산에서 오는 생산성 저하문제를 생산설비에 정보시스템을
접목시킴으로써 해결했다.

처음 주문받을 때 입력한 데이터를 생산라인에서 그대로 이용하도록 한
것이다.

생산계획을 세우는 즉시 생산설비 부문에 생산지시가 내려가 곧바로 작업에
들어갈 수 있게 된다.

소량인데다 다양한 종류의 상품을 주문하게 되면 생산과정이 복잡해지는
것은 물론 원자재 낭비도 심하고 불량률도 높아진다.

삼보판지는 주문받은 내용을 정보시스템으로 분류해 비슷한 종류별로
취합해 생산함으로써 주문은 소량으로 받았지만 생산은 대량으로 하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그만큼 작업시간이 줄고 생산비도 절감할 수 있게 됐다.

물류부문에서도 정보시스템을 이용해 상당한 성과를 보고 있다.

4.5t 트럭 한대에 골판지를 가득 실어 지방으로 내려갈 경우 운송비는
한번에 10만원씩 든다.

따라서 차량 운행횟수를 줄이는게 비용절감의 중요한 요소다.

기존에는 부천공장과 시화공장 등 지역별로 차량운행을 관리하던 것을
"차량위치추적시스템"을 이용해 중앙에서 통합관리하는 방식으로 바꿨다.

골판지를 보낼 곳과 운행할 수 있는 차량의 위치를 중앙통제소에서 실시간
으로 파악, 운행지시를 내린다.

이를 통해 차량운행의 효율성을 크게 높일 수 있게 됐다.

이와함께 차량의 운행기록을 데이터베이스(DB)로 관리해 지입료와 신규
거래선의 운반비 산정자료로 이용한다.

삼보판지의 종업원수도 1백80명.

생산규모가 비슷한 경쟁회사의 절반수준에 불과하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2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