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가 약국이 아닌 슈퍼마켓등에서 팔수 있는 의약품 종류를 결정하
면서 국민편의와 직결된 소화제 진통제등을 제외, 소비자단체로부터 비난을
사고 있다.

복지부는 21일 과산화수소수,머큐린액등 소독제 34개 품목과 맨소래담스프
레이 파스류 2개 품목, 홈키파큐에어졸등 살충제 26개 품목등 모두 62개 품
목을 약국 이외에서도 판매할 수 있도록 현행 의약품 분류체계를 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같은 의약품은 앞으로 의약부외품으로 분류돼 관리되며 내년 7월로 예정
된 의약분업 실시시기에 맞춰 약국외 판매가 허용된다.

그러나 이같은 결정은 지난해말 의료개혁위원회가 약국외 판매대상 의약품
으로 건의한 소화제 해열진통제 지사제 진통제 진해제를 제외한 것이다.

이에따라 소비자들은 소화가 안되거나 설사가 나는등 사소한 질병에도 반드
시 약국을 찾아가야 하는 불편을 계속 감수하게 됐다.

이와함께 복지부는 의료개혁위원회와 보건사회연구원이 공동건의한 비타민
제와 미네랄제, 드링크제등 자양강장제의 약국외 판매를 허용하기로 했다.

그렇지만 비타민제와 미네랄제등 영양제는 신설되는 저함량기준에, 자양강
장제의 경우 성분별 함량기준에 통과된 제품에 한해 슈퍼에서 팔수 있도록
조건을 붙였다.

이에따라 비타민중 레모나등 저함량비타민과 카페인이 들어있지 않는 박카
스등만 약국외에서 구입할수 있을 전망이다.

이와관련, 한국소비자연맹 나경실 부장은 "이같은 복지부 결정은 국민편의
증진과는 동떨어진 것이며 소비자단체의 의견과도 거리가 멀다"며 "관련단체
의 로비에 복지부가 밀린 의혹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복지부는 단순의약품의 슈퍼 판매 허용에 앞서 구입자 연령을 제
한하거나 약화사고에 따른 책임소재를 명확히하는등 의개위가 내세운 허용조
건을 사실상 수용할수 없는데다 의약품 오.남용을 방지하기위해 어쩔수 없었
다고 설명했다.

한편 복지부는 기초항생제,부신호르몬제등 1백88개 품목을 전문의약품으로
해열진통제등 1백7개 품목을 일반의약품으로 각각 재조정했다.

이에 따라 전문의약품으로 재조정된 테라마이신 등은 의사의 처방 없이는
약국판매가 금지되며 일반의약품으로 재분류된 아미노필린 등은 약국에서도
판매할 수 있게 됐다.

< 최승욱 기자 swchoi@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