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만한 곡선을 그리며 내달리던 힘찬 볼이 온갖 힘을 핀에다 붓는다.

"빡!"하는 소리를 내는 순간 "스트라이크"라는 함성이 울린다.

화면에는 삐에로가 뛰어다니고 선수들은 손바닥을 마주치면서 환호한다.

신세계I&C 볼링동호회인 "킹 핀"의 정기전은 이렇게 막이 오른다.

매월 둘째, 넷째 금요일에 신세계I&C는 잔칫집 분위기가 된다.

신세계그룹의 정보통신분야를 책임지고 있기에 각사업장에 흩어져 있던
사우들이 전산실의 기계음을 잊는 날이다.

복잡한 컴퓨터세계를 잠시 벗어나 그들만의 리그를 갖기위해 몰려온다.

정보통신이라는 하이테크업에 종사하기에 하루하루 변화하는 신기술을
따라가기 위한 강박감 등 스트레스를 모두 훌훌 털어버린다.

신세계I&C 볼링동호회는 작년 5월 회사발족과 함께 설립했다.

지난 5월 제2기 출범식을 갖고 회장은 필자가 맡게 됐다.

김연희 총무가 동호회의 궂은 일을 도맡아한다.

상당한 훅의 소유자 김건수부장은 고문으로 수고하신다.

너무나 바빠 자주 참석하지는 못하지만 녹록치 않은 기량을 뽐내시는 권재석
대표이사와 해병대 출신의 남대선 이사도 우리 모임의 든든한 지주다.

한달 두번 열리는 정기전에는 정회원 30명중 20명이상이 참가한다.

참석자 대부분 볼링에 대한 열성이 뜨겁다.

애버리지가 1백80점을 웃도는 수준급선수도 있다.

물론 병아리 초보자도 다수를 차지한다.

초보자에겐 스폰서제도를 도입, 3개월동안 스폰서로부터 볼링기술을
배우도록해 홀로서기를 돕는다.

홀로 서게 되면 서로 평가전을 가져 실력을 가늠한다.

정기전에는 또하나의 기쁨이 있다.

경기가 끝난 뒤 가지는 나눔의 시간이다.

통닭맛이 일품인 호프집이 단골장소다.

그날의 경기평가에 이어 "기쁨의 축배"와 "아쉬움의 한잔"을 같이하는
가족적 분위기를 갖는다.

동호회활동이 잘되다 보니 회사에서도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이젠 신세계I&C의 공식적 스포츠가 될 정도다.

또하나의 즐거움이 있다면 다른 회사와의 친선경기다.

회사마다의 특성을 알 수 있는 좋은 기회다.

킹핀회원들에게 볼링은 단순한 스포츠가 아닌 화합과 교류의 수단인 것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1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