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임원들 사이에 요즘 일본의 경제평론가 오마에 겐이치씨의 저서
"변하는 세계, 변해라 일본" 읽기 바람이 불고있다.

많은 임원 책상위엔 오마에씨의 책이 놓여있으며 그룹전산망 "싱글"에도
이 책이 번역돼 올려져있을 정도다.

삼성 임원들이 이 책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한국경제와 한국정부의
구조조정 정책을 강도 높게 비판하는 내용이 들어있기 때문.

책 내용중 ''한국의 우울을 타파할 이노베이션이란'' 제목의 제2부 6장이
관심의 대상.

오마에씨는 이 장에서 한국 경제와 한국 정부의 구조조정 정책을 강도높게
비판하고 있다.

삼성 임원들 사이에 오마에의 저서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한국의
구조조정방향과 향후 기업전략을 논리적으로 설명해주고 있기 때문.

임원들이 고개를 끄덕이는 부분은 크게 세가지다.

먼저 한국엔 경제위기를 타파할 이노베이션(혁신)이 없다는 지적이다.

오마에씨는 경제위기에 처해있는 한국이 회생하는 길은 이노베이션 밖에
없으나 아직까지 한국이 독자적인 이노베이션에 의해 만들어낸 제품은
찾아볼수 없다고 주장했다.

한국은 일본과 상품 프로그램, 산업 스펙트럼이 너무 비슷하기 때문에
이노베이션으로 "전세계가 한국에서 사지 않을수 없는 상품"을 만들어내야
내는 것만이 생존의 길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이 1인당 국민소득 5천달러의 경제로 돌아가서 이노베이션으로
재출발해야 한다는 오마에씨의 주장에 삼성임원들은 전적으로 공감한다.

두번째는 구조조정 방향이다.

오마에씨는 한국 경제로부터 재벌을 빼고나면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며
한국 정부가 재벌을 해체할 각오라면 이를 대신할 대안을 제시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오마에씨는 나아가 한국정부가 미국의 투자은행과 미국유학으로부터
돌아온지 얼마 안되는 스탭으로부터 상당히 무책임한 어드바이스를
받고있다고 주장했다.

삼성의 한 임원은 "독립기업체제를 만들고 난후의 문제점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오마에씨의 견해는 타당하다"고 말했다.

이밖에 축소지향적 구조조정의 문제점이다.

계열사 축소, 고용조정등으로 살을 빼는 것은 총수요를 감소시켜 성장기반
자체를 잃어버릴수 있다는 오마에씨의 지적 역시 삼성 임원들의 공감을
사고 있다.

< 강현철 기자 hcka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1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