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업용으로 인쇄된 크리스마스 카드의 역사는 1백55년 밖에 되지 않는다.

1843년 런던의 화가 존 캘코드 호슬리는 사업가 헨리 코올 경의 부탁을
받아 3면으로 된 카드를 처음 만들었다.

카드는 곧 영국 뿐만 아니라 독일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다.

미국에서는 32년 뒤인 1875년에야 보스턴에서 독일태생의 루이스 프랑이
석판인쇄로 화려한 색채의 비싼 카드를 찍어내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 카드는 잘 팔리지 않았고 유행한 것은 독일에서 수입한 값싼
엽서였다.

미국에서 현대식 카드산업이 탄생한 것은 1차대전뒤 부터로 80년대말에는
매년 20억통이 넘는 카드가 교환됐을 정도다.

인쇄된 상업용 카드가 나오기 전에는 손으로 만든 카드를 직접 전했고
뒤에는 우편으로 보냈다.

동양에서도 그랬다.

설날 스승이나 관원의 집을 찾아가 이름만 써놓고 돌아오는 "세함" 풍속은
우편제도가 생기기전 우리나라 연하장의 기원이라고 보아도 좋을 성 싶다.

미국에서는 이미 1822년께 손으로 만든 크리스마스 카드의 폭주가
골칫덩이가 돼 워싱턴시 우체국장은 우편으로 카드를 보내는 것을 금지시켜
달라는 청원을 국회에 냈다.

그러니 상업 카드가 나온 뒤의 우편물 폭주로 인한 혼란은 짐작되고도
남는다.

외신에 따르면 최근 중국 베이징에서는 시장이 나서서 "카드 덜 보내기
운동"을 펼치고 있다 한다.

환경파괴를 막기 위해 카드 대신 전화나 E메일을 이용하자는 운동이다.

전화 팩시밀리 PC등 정보통신 발달로 우리나라의 카드와 연하장 우송은
90년 2억7천만통에서 96년에는 5천9백만통으로 급격히 줄었다.

지난해에는 경제사정때문에 다시 반 가까이 줄었다지만 부쩍 늘어난
인사장 상품 팸플릿등을 포함하면 금년에는 그보다 늘어날 것 같다는
추산이다.

카드나 연하장은 재활용이 어려워 환경오염의 주범이 될수 있고
수입원료인 펄프는 낭비의 원인이 된다.

인정이 메말라간다는 아쉬움은 있지만 "사이버 카드"까지 생긴 마당에
과학문명의 이기를 활용하는 것은 바람직하다는 생각이다.

관습을 바꾸기는 어렵다 해도 언젠가는 변하게 마련 아닌가.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1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