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장기신용은행에 이어 일본 금융사상 두번째로 채권신용은행이 13일
국유화됐다.

일본 정부는 이날 오부치총리의 직권으로 일본채권신용은행을 일시 국유화
(특별공적관리)한다고 발표했다.

총리 직권으로 금융기관이 국유화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정부는 채권신용은행이 지난 3월 결산에서 이미 9백44억엔의 채무초과
상태를 보여 증자 등 자력에 의한 재건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이같이 결정
한다고 발표했다.

정부는 채권신용은행의 모든 주식을 예금보험기구에 강제적으로 인수시키는
등 국유화를 위한 구체적인 절차에 즉각 착수했다.

또 일은은 채권신용은행의 자금조달을 지원하고 필요할 경우 정부의 지급
보증을 받아 예금보험기구를 통해 채권신용은행에 자금을 지원할 예정이다.

채권신용은행은 지난 57년 "일본부동산은행"으로 출범한 이후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부동산담보대출을 실시하는 등 장기금융 업무를 취급해 왔다.

그러나 버블이 붕괴되면서 대규모 부실채권을 안게돼 타격을 받았다.

채권신용은행은 지난해 4월 미국 뱅커스트러스트와의 제휴 등 재건대책을
내놓았고 대장성은 2천9백억엔 규모의 자금조달을 지원하기 위해 "호가초
(봉가장, 시주 품목이나 시주자 명단을 적은 장부)" 형식으로 각 금융기관들
을 증자에 끌어들이는등 대규모 행정지원까지 폈다.

그러나 대출금의 3분의1에 이르는 3조2천억엔의 불량채권이 부담으로
작용해 결국 쓰러지고 만 것이다.

일본의 은행 국유화 행진이 과연 여기서 끝날 것인가에 대해 금융시장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 도쿄=김경식특파원 kimks@dc4-so.net.ne.jp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1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