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성메디테크(대표 이봉순)는 의료영상저장전송시스템(Picture Archiving
and Communication System.PACS)을 개발하는 벤처기업이다.
일반인에게 생소한 PACS란 X레이나 자기공명영상진단장치(MRI) 컴퓨터단층
촬영장치(CT)등 의료기기로 촬영된 디지털 영상을 메인컴퓨터에 전송,
데이터베이스로 저장한후 PC모니터에 띄워 환자를 진단하는 시스템이다.
선진국에서 보편화되고 있는 PACS는 1천 병상급 대형 병원의 경우 시스템
구축에 70억~80억원이 들어가는 값비싼 의료장비다.
대성메디테크는 중소기업진흥공단으로부터 연구시설비 4억5천만원을 지원
받아 자체 기술력으로 PACS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이 시스템은 촬영과 동시에 영상재현이 가능하고 영상을 자유자재로 재구성,
진단에 필요한 다양한 정보를 얻을수 있다.
X레이필름을 저장하거나 들고다녀야 하는 불편이 사라지고 진료시간도 대폭
단축된다.
또 네트워크를 통해 전송하면 다른 병원과 데이터를 공유하거나 원격진료도
가능하다.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는 X레이필름 특수인화지 현상액등 소모품이 필요없어
병원경영이 크게 개선되고 환경오염도 방지할수 있다.
무엇보다 순수 국내 기술로 만들어져 가격이 수입품등의 절반수준인 30억~
40억원(1천병상기준) 정도에 불과하다.
이 회사는 지난 93년 신성메디칼로 출범,X레이필름과 의료장비를 일본 코닥
사에서 들여와 병원에 공급해왔다.
그러다가 의료정보화에 눈을 돌린 이봉순 사장이 지난 96년 대성메디테크로
상호를 변경, 본격적인 PACS개발에 착수했다.
국내 벤처업계에서 얼마 안되는 여성경영인인 이 사장은 성공적인 벤처기업
모델을 만들고 싶었다고 회고한다.
이 회사가 개발과정에서 심혈을 기울인 부분은 전세계적으로 통용되는
디지털영상의 표준규격(DICOM 3.0)을 만족시키는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것이었다.
MRI와 CT는 영상을 자동으로 디지털화할수 있지만 X레이 영상은 아날로그
방식으로 재생되는 만큼 국제적인 디지털 표준으로 바꾸는 작업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또 정확한 치료를 위해 해상도를 높이는데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자연히 개발기간이 2년이 넘게 소요됐다.
그러나 막상 개발을 마치고 나니 국제통화기금(IMF)사태가 닥쳤다.
병원들은 재정이 악화되자 신규투자를 전면 보류해버렸다.
하지만 이 사장은 낙심하지 않는다.
첨단 전자병원시대엔 어차피 PACS도입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PACS를 구축한 삼성병원이 종전보다 연간 10억원의 비용을 절감하고 있는게
그 예다.
대성메디테크는 대부분의 국내 대형병원에서 5년안에 PACS를 도입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 회사는 이에 대비해 국내 병원환경에 알맞는 소프트웨어와 AS시스템을
지속적으로 보강하고 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1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