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예탁금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주가 추가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부풀고 있다.

과거에도 주가가 오르면 고객예탁금도 늘었고 고객예탁금이 늘어나면
주가가 상승탄력을 받은 적이 많았다.

고객예탁금은 통상 종합주가지수에 후행하는 성격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주가와 선순환 또는 악순환의 고리로 연결되기도 한다.

주가상승->고객예탁금 증가->주가추가 상승 또는 주가하락->고객예탁금
감소->주가 추가하락의 연결고리가 이어지곤 했다.

최근에 늘고 있는 고객예탁금은 주가에 어떤 조화를 부릴까.

전문가들은 이와관련, 정작 눈여겨봐야할 대목은 고객예탁금의 질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고객예탁금이 늘어나는 이유는 크게 두가지다.

첫째는 외국인과 기관투자가가 주식을 사고 일반인이 주식에서 손을 터는
경우다.

이때도 주식을 판 자금이 그대로 통장에 남아있기 때문에 예탁금은 늘어
난다.

그러나 일반인이 더이상 주식을 사지 않는 단계이기 때문에 예탁금이
늘어도 주가는 별로 탄력을 받지 못한다.

신규주식투자자금이 들어오는 경우엔 사정이 다르다.

진정한 의미의 주식매수 대기자금이기 때문에 주식시장은 어느 때보다
강한 상승탄력을 받는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최근에 유입되고 있는 고객예탁금도 이런 성격의 자금이 많다.

윤삼위 LG증권 조사역은 "고객예탁금은 10월초에 견주어 2조5천억원정도
늘었으며 여기서 일반인주식매도 신용융자증가금액 등을 뺀 신규자금유입액은
1조7천억원정도로 추산된다"고 분석했다.

주가의 상승탄력이 한층 고조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그렇다면 만약 주가상승탄력이 꺾이면 주가는 악순환고리를 만들면서
급락할까.

과거의 경우는 영락없이 그랬다.

그러나 많은 전문가들은 이번 장세는 성격이 다소 다른 것같다고 지적한다.

이들은 "시중 금리가 사상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는데다 정부가 추가로
금리를 인하할 의지를 거듭밝히고 있어 주식을 대체할 상품이 당분간
나타나기 힘들다"며 "고객예탁금이 갑자기 주식시장을 이탈하는 현상은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렇지만 이상과열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신중론자들은 고객예탁금 유입속도가 주가상승속도를 따라잡지 못할 경우
주가가 크게 반락할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이번 장세는 주가가 단기간에 폭등했기 때문에 반락세가 나타난다면
충격이 예상외로 클 수도 있다는 것이다.

향후장세방향의 키를 쥐고 있는 고객예탁금 유입속도가 과연 어떤 추이를
보일지가 관심사다.

< 조성근 기자 trut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1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