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문점 공동경비구역내 남북 경비병 접촉을 생생하게 그린 소설이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지난해 출간된 박상연(26)씨의 장편 "DMZ"(민음사)에는 남북한 병사들의
만남과 그로 인한 죽음 등 이번 사건과 흡사한 상황이 그대로 담겨져 있다.

주인공 김상병은 수색중 낙오됐다가 오상등병의 도움으로 목숨을 건진다.

공동경비구역을 오가며 담배를 나눠 피우곤 하던 둘은 뱀술 지포라이터 등
선물도 주고받는다.

그러던 어느날 어둠 속에서 오상등병이 지포라이터를 꺼내는 순간 무기로
착각한 김상병이 총을 난사한다.

귀대한 그는 자책감으로 괴로워하다 결국 자살한다는 것이 줄거리다.

이 소설은 군복무 면제자인 작가가 제대한 친구들에게 들은 얘기에 상상력을
덧붙여 쓴 것으로 알려져 "소설보다 더 기막힌 현실"의 단면을 여실히 보여
주고 있다.

< 고두현 기자 kd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