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선물.옵션시장에서는 거래대금이 하루가 다르게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다.

투자자도 그만큼 많아지는 추세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선물.옵션시장이 "비합리적 시장"이다.

선물.옵션시장이 출범한지 얼마되지 않은 탓도 있다.

하지만 그로인한 일반투자자들의 피해는 크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 11월 선물결제일의 증시상황이다.

한국을 대표할 만한 블루칩이 대부분 장마감무렵 갑자기 하한가로
곤두박질쳤다.

프로그램매매로 인한 기관들의 현물매도공세 때문이었다.

현물을 팔고 선물을 사는 매도차익거래를 몇몇 기관들이 동시에 결행했다.

그로인해 현물시장에서 많은 일반투자자들이 피해를 봤다.

지난 87년 미국의 "블랙 먼데이(Black Monday)"도 바로 이 프로그램 매매로
인해 발생한 것이다.

현.선물간의 괴리를 이용한 차익거래(프로그램매매)는 비교적 안전한
투자방법으로 널리 쓰이고 있다.

그러나 투기적 거래를 하는 일부 세력때문에 시장은 교란된다.

일부 기관투자가들은 래깅(Lagging) 등 갖가지 수법으로 시장을 왜곡시키고
있다.

증권당국은 장마감 5분전에 각 기관들이 프로그램매수매도 물량을
신고하도록 조치했다.

그러나 이에 대한 강제력이 없다.

큰 물량을 매수하겠다고 신고해 놓고 장마감 2분전에 이를 취소하는 경우도
있다.

더 근본적 문제는 동시호가제도에 있다.

앞으로 매30초 단위로 동시호가주문을 바꿀 수 있으니 단타매매가 성행할
수 밖에 없다.

미국 등 선진국의 사례를 연구해서 제도를 개선해야 할 절실한 상황이다.

최근 외국인이 우리증시에서 투기적.공격적 전략을 취하는 경우를 자주
본다.

선물.옵션시장에서 한수위인 그들과 대응할 국내기관투자가를 육성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일부 기관들이 프로그램매매라는 명분으로 증시에서 "또다른 작전"
을 하는 것은 철저하게 막아야 한다.

이상부 < 밸류투자자문(주) 사장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