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를 잘하려면 학습틀을 먼저 파악해야 합니다.

머리 좋고 나쁜 게 문제가 아니라 자기에게 맞는 학습틀로 공부하느냐
않느냐에 달린 거죠"

송지호(50) 국립의료원 간호대학교수가 "공부에 날개를 달자"
(데이콤인터파크)를 펴냈다.

그는 이 책에서 기본 학습틀을 교실형 대화형 관찰형 감각형 등 4가지로
나눈다.

주입식 방법인 교실형은 전체 학생의 10%.

나머지는 대화형(20%) 관찰형(40%) 감각형(30%)으로 분류된다.

"영어 단어를 외울 때도 노트에 쓰는 필기형이 있는가 하면 시끄럽게
소리내는 사람, 눈으로 익히는 사람 등 각양각색이잖아요.

자기 스타일에 맞는 공부법이 따로 있는 것이죠"

그는 우리 교육제도가 교실형에 치우쳐 있다며 "이는 획일화를 부추기므로
나머지 학생들의 잠재력을 발견하고 키워주는 방법이 강구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기본틀이 맞지 않을 때는 마치 주파수가 틀린 라디오처럼 효과가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자기의 유형만 확실히 알아도 공부에 자신감이 생긴다고 말한다.

그는 학교나 가정교사, 부모가 한가지 유형을 강요하지 말고 아이가 어떻게
공부하는지 관찰한 뒤 거기에 맞는 학습법을 발견해주라고 충고한다.

"고기"를 잡는 환경과 "투망법"을 일깨워주라는 얘기다.

송씨가 공부법에 특별히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둘째 아들이 초등학교에
입학했을 때였다.

숫자를 막 배우기 시작한 아이는 "엄마, 1만을 10천이라고 하면 안되나요"
하고 물었다.

아이는 엉뚱한 질문을 자주 했고 어려운 문제도 머릿속으로 쉽게 정답을
맞추면서 막상 계산방법을 써보라고 하면 잘 못했다.

자기 방식으로 해답을 알아내지만 교실형과 맞지 않아 결국엔 수학시간을
싫어하게 됐던 것이다.

이같은 체험을 바탕으로 학습법 연구에 몰두해온 송씨는 "자기에게 맞는
학습틀을 터득하고 나면 일반적인 공부법을 활용하기도 쉽다"며 "집중력과
연상작용, 느낌과 이미지를 적극 활용하고 생체리듬에 맞춰 꾸준하게
반복학습하라"고 권한다.

< 고두현 기자 kd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