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상업+한일)은행의 초대 행장을 선출할 행장인선위원회가 우여곡절끝에
구성됐다.

인선위원 선임과정에서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 이번주중 한빛은행 초대
행장이 뽑힐게 확실시된다.

이에따라 금융계에서는 초대행장에 내부인사와 외부인사중 누가 나은지를
둘러싸고 논란이 분분하다.

<> 인선위 구성 =상업은행과 한일은행은 30일 각각 비상임이사회를 열고
인선위원 4명을 교체했다.

상업은행에선 김동건(55) 서울대 행정학과 교수와 이영세(51)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을, 한일은행에선 유동길(60) 숭실대 경제통상학부교수와
문정수(49) 인하대 경제통상학부교수를 각각 선임했다.

당초 두 은행이 선임했던 박정식 서울대교수, 최정호 연세대교수, 김병주
서강대교수, 전성철 변호사 등은 정부주도의 은행장선출에 반발, 사퇴했다.

정부는 인선위원장에 송병순 전 광주은행장을, 인선위원에 이덕훈
합병추진위원회 부위원장과 장현준 에너지경제연구원장을 위촉할 방침이다.

이들 7명은 1일 첫 회의를 열고 초대행장 인선을 시작한다.

<> 내부인사 선호론 =배찬병 상업은행장과 신동혁 한일은행장대행중 1명이
초대행장을 맡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주로 두 은행과 금융계에서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한빛은행이 총자산 1백조원을 넘는 거대 은행인데다 사상 초유의
대형시중은행간 합병인 만큼 은행사정을 잘 아는 사람이 초대행장을 맡아야
기틀을 다질수 있다는 점을 내세운다.

내부인사 선임때 우려되는 두 은행간 갈등은 내부인사를 선임함으로써
오히려 더 빨리 극복할수 있다고 강조한다.

즉 2명중 1명이 행장을 맡을 경우 오히려 상대은행출신에게 배려를 더 많이
해줄 수밖에 없어 화학적 통합도 수월하다는 얘기다.

이들은 만일 외부인사가 선임될 경우 조직갈등을 수면밑으로 덮어두는데
불과할뿐 화학적 통합은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 외부인사 선호론 =서울은행과 신탁은행의 합병은행인 서울은행의 오류를
범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외부인사를 기용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정부일각의 구상이기도 하다.

만일 내부인사가 행장이 되면 조직갈등이 이어져 합병성공을 장담할 수
없다는 것.

또 깨끗한 은행(클린 뱅크)으로 다시 태어난다는 취지에서라도 참신하고
능력있는 인물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일부 정부관계자들은 아예 대놓고 "현재 두 은행 관계자에게 맡겨 놓으면
될 일도 안된다"고 밝히고 있다.

금융계에서는 이와관련, 박윤식 미국 조지워싱턴대교수와 박찬문 전북은행장
등의 이름이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 하영춘 기자 hayou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