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TK(대구.경북) 출신 의원들이 30일 부총재단 및 후속 당직인선에
반발, 당직 수용 유보를 공개적으로 선언함으로써 한나라당이 본격적인
내홍에 휩싸였다.

김윤환 전부총재 등 TK지역 의원 22명은 이날 낮 여의도 한 음식점에서
오찬모임을 갖고 당직 유보를 비롯한 4개항을 결의했다.

이들은 먼저 이회창 총재가 김 전부총재와의 인간적인 신뢰 회복에 노력하기
를 바란다면서 이와함께 대구.경북지역의 당 발전 기여도를 반영하는 방향으
로 당체제를 조속히 재정비할 것을 요구했다.

특히 이 문제에 대한 해답이 있을 때까지 당직인선에 포함된 TK지역 의원들
의 당직 수용을 유보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정책위의장에 임명된 이상득 의원은 당직 고사의사를 공식 표명
했다.

서훈 환경위원장, 임인배 정책특보, 권오을 기획특보, 김광원 사무부총장,
안택수 대변인 등도 당직 취임을 보류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또 앞으로 TK의원 모임을 정례화하기로 합의, 조직적 행보를 계속해
나갈 뜻을 밝혔다.

이날 모임에는 TK 출신의원 23명 가운데 임진출 의원을 제외한 22명이 참석,
2시간 30여분 동안 진로 문제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임이 끝난뒤 안택수 대변인은 그러나 "이 총재의 성의있는 의사 표시가
이날 중 있을 경우 다음달 1일 대부분 임명장을 받는데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안다"고 말해 이 총재측과 모종의 교섭이 진행 중임을 시사했다.

안 대변인은 "성의있는 의사표시란 이번 인선과정에서 대구 경북에 대한
지역대표성 반영이 미흡했던 점을 추후 인사과정에서 반영하겠다는 의사
표시를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김 전부총재는 이번주 중 지역에 내려가 시.도의회 의원들을 비롯해
지역인사들과 만나 지역민심 등을 청취할 예정이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최근 김 전부총재의 행보에 대해 여권 핵심부와의
''교감''아래 내년 상반기께로 예상되는 큰 틀의 정계개편을 앞두고 영남
지역과 보수노선을 결합한 ''제4신당''을 만등기 위한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와함께 한나라당의 주력을 이 총재계와 허주(김윤환 전 부총재의 아호)계
로 분리하겠다는 여권핵심부의 의중을 허주가 읽고 있다는 얘기도 전해진다.

< 한은구 기자 toha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