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한달동안 5대그룹 개혁의 "틀"을 완성시킨다는게 정부의 방침이다.

이를 위해 금융감독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 등 모든 관계부처가 총동원되고
있다.

김대중 대통령도 "한국개혁의 성패는 5대재벌의 개혁에 달려 있다"며
"재벌개혁"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이헌재 금융감독위원장은 재벌개혁이 거의 마무리단계에 와 있다고 밝히고
있다.

그는 "각종 제도보완을 통해 "야생마(5대그룹)"를 울타리속에 몰아넣은만큼
이제 안장을 얹고 고삐를 매는 일만 남았다"고 말했다.

정부측 구도대로라면 내년부터는 5대그룹이 "재벌"이 아닌 "독립기업
연합체"로 탈바꿈하게 된다.

그러나 현재까지 확정된 구조조정계획은 찾아보기 어려운 실정이다.

<> 일정이 빡빡하다 =정부는 5대그룹과 주채권은행이 12월 15일까지 "재무
구조개선약정"을 체결토록 한다는 계획이다.

재계가 12월말을 고집했으나 약속을 지키지 않을 경우 대책이 없다는
이유로 설정된 시한이다.

따라서 정부는 보름동안 총력전을 펼 계획이다.

이어 5대그룹이 약속을 어기면 이를 명분으로 남은 보름동안 주채권은행이
직접 "칼"을 대도록 할 가능성이 높다.

정부는 4개업종 "빅딜"의 처리방안이 윤곽을 드러낸 것을 시작으로 5대
그룹이 청산 매각 분사 등 여러가지 방법을 통해 몸집을 줄이고 상호의존
관계도 끊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계열사들을 독립기업으로 변신시킨다는 것이다.

이를위해 올해안에 다른 업종간 채무보증을 해소하도록 요구한 상태다.

정부는 현대가 분가, 삼성 등 다른 4개그룹이 분사를 통해 독립기업간 연합
형태의 그룹개편방안을 마련중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 할 일이 너무 많다 =4개업종의 처리방안은 대충 잡혔다.

정유업종의 경우 "조건부회생"으로, 항공 철도차량 빅딜안은 해당 그룹의
충분한 손실분담이 이뤄지는 쪽으로 각각 가닥이 잡혔다.

석유화학업종은 기업이 각자 알아서 처리토록 했다.

4개업종은 금명간 주요채권단협의회를 열어 입장을 다시 확인하는 절차를
밟는다.

나머지 반도체 발전설비 선박용엔진부문도 관련기업이 세부실행계획서를
제출하는대로 평가작업을 벌일 예정이다.

정부는 채권은행 주도로 그룹당 1~2개 핵심기업을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대상으로 선정하라고 다그치고 있다.

이번에 재계의 사업구조조정안이 거부된 철도차량 항공 석유화학부문이
워크아웃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사업전망이 좋지 않다는 판정이 내려져 워크아웃대상으로 부적절
하다는 의견이 우세한 편이다.

워크아웃대상은 오히려 이들 3개업종관련 기업이나 퇴출대상기업에 대해
빚보증을 선 주력기업에서 나올 가능성이 높다.

정부는 한계계열사 정리및 분사도 추진하라고 요구해 왔다.

5대그룹은 10월말 주채권은행에 제출한 재무구조개선계획에서 계열사 수를
30~40% 정도씩 줄이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퇴출방식으로 임직원이 소규모 사업을 떠안고 나가는 분사나 매각
합병 등을 제시했다.

정부는 특히 분사기업에 대해선 모기업이 증자 등을 통해 지원하더라도
공정거래법상 내부거래로 보지 않기로 했다.

이같은 구조조정계획은 모두 재무구조개선약정에 들어간다.

정부는 내년부터는 이 약정을 제대로 이행하는지여부를 점검하는 사후관리
단계로 넘어간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5대그룹이 재무구조개선약정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채권단이 여신
중단 채권보전절차 등 제재를 가하도록 감독할 방침이다.

< 허귀식 기자 window@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3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