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으로 표시되는 모든 생활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유통구조는 하나의 단일시장의 셩격을 띠게 되고 노동시장과 각종 서비스도
일대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벨기에에서 식당을 경영하는 로게 옥타프씨 부부는 2주일에 한번꼴로
프랑스 북부도시 릴을 찾는다.
카르푸와 함께 프랑스의 3대 유통업체인 오샹에서 장을 보기 위해서다.
이 부부가 국경을 넘으면서까지 오샹을 찾는 이유는 벨기에에 비해 물건값
이 싸기 때문이다.
실제 1.5리터 짜리 코카콜라 한병값이 무려 1달러나 차이가 난다.
2주일치 먹거리를 한꺼번에 사면 기름값을 빼고도 적잖은 돈을 절약할 수
있다.
그러나 앞으로 1개월만 지나면 이 노부부는 굳이 국경을 넘으면서까지 장을
보러 갈 필요가 없어지게 된다.
내년 1월 유러 출범으로 나라마다 천차만별이었던 물건값의 격차가 줄어
들기 시작해 결국에는 비슷해지게 되기 때문이다.
유러라는 단일통화로 병행 표시돼 바로 가격비교가 가능해져 유통업자들이
함부로 폭리를 취할 수 없게 되는게 그 이유다.
무엇보다 유럽인들의 소비생활이 윤택해지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단일통화의 등장으로 물건값이 전반적으로 내리면서 균등화되기 때문이다.
높은 부가가치세, 유통업자간 가격담합, 점포 영업시간 제한 등 그동안
소비자들을 괴롭혀 왔던 부당한 거래관행도 사라지게 된다.
국경을 초월한 기업의 영업활동이 강화되면서 소비자들은 이전에 비해
보다 다양한 양질의 물건을 값싸게 구입할 수 있다.
한마디로 소비자 위주의 시장이 새롭게 형성된다는 얘기다.
덕분에 개인소비가 늘어나면서 경기를 촉진시키는 효과도 기대된다.
브뤼셀소재 방크 브룩셀 람버트의 이코노미스트인 크리스틴 반덴베르겐은
"유러화도입으로 개인소비가 추가로 2% 늘어나며 이는 경제성장률을 1%포인트
높이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분석했다.
물론 좋은 일만 있는 것은 아니다.
경쟁이 심해짐에 따라 기업들은 살아 남기위한 변신을 피할 수 없다.
경비와 조직을 줄여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이로인해 실직자수가 늘어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유러 출범 첫해인 99년에만 EU 전체근로자의 5%인 2백만명이
길거리로 내몰릴 것으로 내다봤다.
< 김수찬 기자 ksc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3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