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천억원 규모에 이르는 프로그램 매수잔고가 서서히 매물로 나오면서
주가가 450선 아래로 밀렸다.

추수감사절 연휴를 맞은 외국인이 매수강도를 줄이자 단기급등에 대한
경계매물과 차익매물을 소화시켜줄 투자주체가 사라진 모습이었다.

고객예탁금은 3조원대를 회복했지만 일반인들이 저가주 순환매에만 매달려
폭락장세를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26일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17.42포인트 내린 446.59에 마감했다.

거래량은 2억1천만주를 넘었으나 내린종목(5백40개)이 오른종목(3백4개)을
압도했다.

<> 장중동향 =하락세로 출발했다.

장초반 잠깐 반등을 시도했지만 프로그램 매도물량이 흘러나오면서 하락
폭이 커졌다.

선물과 현물의 괴리율이 줄어들고 상업 한일등 합병이 예정된 은행들에
매매거래정지일이 당겨질 것으로 알려지면서 프로그램 매도물량이 급격히
늘어났다.

오후장 중반 외국인의 매수우위로 낙폭이 줄기도 했지만 프로그램 매도
물량이 5백억원을 넘어서면서 450선이 힘없이 무너졌다.

<> 특징주 =어업 광업 목재가구 등 일부를 제외한 전 업종이 내리막길을
걸었다.

특히 프로그램매매 바스켓(현물 구성종목)에 포함돼 있는 대형주가 일제히
하락했다.

싯가총액 상위20개 종목중 외환은행을 제외하곤 모조리 내렸다.

그린벨트 해제 및 금리하락에 따른 수혜주로 꼽혔던 건설주도 하룻만에
상승세를 마감했다.

다만 성창기업 풍림산업 신성 선창산업 등 이른바 자산주들은 이틀연속
상한가 행진을 계속했다.

주식거래량 증가 등으로 실적이 나아지고 있는 증권주도 소폭이나마 오름
세를 유지했다.

그동안 초강세를 보였던 관리종목들도 투기장세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자
하한가로 반전하는 종목이 속출했다.

삼양사1우 삼환기업1우 대상1우선주는 보통주와의 가격차가 크고 배당투자
메리트가 있다는 점 때문에 대거 상한가를 기록했다.

<> 진단 =당분간 하락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많다.

합병은행의 매매거래 정지가 트랙킹 애러를 불러와 조기에 프로그램 매수
물량을 청산하려는 기관이 많아 프로그램 매도물량이 장세를 압박할 것으로
내다봤다.

< 박준동 기자 jdpowe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2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