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의 공격적인 선물매수세가 대규모 매수차익거래를 단행한 국내기관과
일부 외국인 투자자를 궁지로 몰고 있다.

선물 12월물 청산일은 두주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선물가격이 현물가를
웃도는 선물고평가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만기일까지 이같은 고평가현상이 지속되면 프로그램매수(선물매도,현물매수)
를 청산할 기회를 잃게 된다.

무위험 차익거래를 노렸던 이가 자칫 대규모 손실을 입게 될 처지에 놓여
있다.

<>외국인 동향 =지난 19일 골드만삭스와 메릴린치증권이 7천5백계약의
선물을 매수한뒤 고평가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1만계약을 추가로 매수하기 위해 자금을 다시 들여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런 외국인 선물매수에 대해 투기적이라는 시각이 많다.

현물주식에 대한 매수가 수반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신용등급 상향조정과 같은 대형호재를 미리 간파하고 있는 행동으로 보긴
힘들다는 지적이다.

매수세력이 타이거펀드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의 선물 매수세력이 골드만삭스로 알려지고
있으나 실제 자금주는 타이거펀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타이거펀드는 지난 10월까지 선물매도포지션을 취했다가 주가가 급등하자
대규모 손실을 낸뒤 이를 청산적이 있다.

이런점을 고려, 국내 증권업계에선 외국인이 12월물 만기때까지 선물가격의
고평가를 지속시키는 전략을 펼 가능성이 높은 것(서정 서울증권 선물팀장)
으로 보고 있다.

선물고평가 현상을 의도적으로 조장, 프로그램매수 청산기회를 주지 않기
위한 것이란 해석도 나오고 있다.

<>기관 =선물결제일이 시시각각 다가오고 있지만 6천억원가량의 프로그램
매수잔고를 보유하고 있는 기관들은 청산기회를 찾지 못해 비상이 걸렸다.

선물 고평가 현상이 만기때까지 지속될 경우 결제 당일 한꺼번에 6천억원에
이르는 매물을 쏟아내야 하는데 시장에서 소화될 지 불투명하다.

그렇지 않으면 현물을 그냥 보유하고 12월선물 포지션을 3월물로 롤오버
(roll over)시켜야 하는데 선물매수 세력이 나타날지도 현재로선 예측불허다.

설사 롤오버에 성공하더라도 기간연장에 따른 이자비용 등으로 손해가
불가피할 것으로 증권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무위험수익 10원을 얻어려다 20원을 잃는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하고 있다.

선물가격이 현물주식보다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트래킹에러(종목구성오차)가
발생, 벌써부터 손실을 보는 기관도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투신권은 프로그램매도 물량이 청산될 경우 싼 가격에 살 수 있다고
판단, 그동안 주식을 대량 팔아왔지만 최근 되레 주가가 오르자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주가흐름 =선물결제일인 12월10일까지 선물고평가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이에따라 현물주가도 큰 폭의 하락없이 완만한 상승세를 지속할 것이란
낙관론도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외국인이 선물에서 차익을 실현하면서 갑자기 매도로 돌아설 경우
선물가격 하락과 그에 따른 프로그램매수 청산물량이 쏟아져 폭락하는 사태도
배제할 수 없다.

< 장진모 기자 ja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2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