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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EO들 '잠못드는 밤' .. 불붙는 유럽 주주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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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시아와 러시아 금융위기를 계기로 유럽에서 "주주 운동(Shareholder
    Activism)"이 거세게 일고 있다.

    주주들이 나서 경영실적이 신통치않은 최고경영자들을 내쫓는가 하면
    이사진을 전면 교체하고 있다.

    또 과감한 리스트럭처링을 독촉, 기업체질 개선에 직접 나서기도 한다.

    때로는 유망기업과의 기업인수합병(M&A)으로 주가를 올리라고 압력을
    넣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 비즈니스위크 등은 지난 9월중순 유럽의
    대기업들이 아시아와 러시아에서의 대규모 손실로 주가가 대폭락한 이후
    이 지역 주주들의 활동이 어느때보다 활발해졌다고 전했다.

    게다가 내년 1월 유럽에 단일통화가 등장하면 주가가 유로화로 표시돼
    기업간 절대 비교가 가능해져 경영진에 대한 주주들의 반격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했다.

    주주들의 행동이 드세지면서 잘 알려진 유럽 대기업의 최고경영자들이
    혼쭐이 나고 있다.

    독일의 훽스트와 지멘스, 네덜란드의 필립스와 반(Baan), 이탈리아
    텔레콤 이탈리아, 영국 브리티시에어웨이(BA), 프랑스 알카텔 등의 CEO들이
    모두 그렇다.

    대표적인 케이스가 BA의 로버트 에일링 회장.

    그는 지난 2년반동안 아메리칸에어라인(AA)과의 합병을 논의해 왔다.

    그러나 최근 아시아사태로 매출이 줄어든 데다 양사간 협상이 결렬되자
    BA주가는 연초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이렇게되자 기관투자가들은 "에일링 회장이 그동안 무얼했는지 의심스럽다"
    며 그의 리더십과 경영전략에 정면으로 의문을 제기, 에일링 회장의
    중도탈락이 예상되고 있다.

    독일에서는 크리스티안 스트렌거(55)라는 인물이 주주운동을 이끌며
    지멘스(전자) 훽스트(화학) 메트로(유통)등 독일 대기업 경영자들을
    오싹하게 만들고 있다.

    지멘스의 하인리히 폰 피에르 회장은 최근 스트렌거가 리드하는 주주들의
    압력에 굴복, 1백2억달러 규모의 반도체 칩 생산공장을 처분하기로 했다.

    대규모 리스트럭 처링으로 탈출구를 마련하겠다는 메시지다.

    지난해 화학분야를 분리매각한 후 제약분야에 매진해온 훽스트도 지난
    17일 프랑스 롱프랑과 합병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발표 이후 훽스트 주가는 35%나 뛰어 한고비를 넘겼다.

    프랑스 알카텔은 주가폭락으로 주주들의 비난이 빗발치자 "주식 재매입"과
    대규모 리스트럭처링을 약속, "CEO(최고경영자)사임론"을 가까스로
    누그러렸다.

    그러나 이탈리아 텔레콤의 장 마리아 로시뇰로 회장은 주가하락의 책임을
    면치못하고 결국 옷을 벗어야 했다.

    스위스의 소시에테 제네랄 드 서베일런스 홀딩스의 CEO인 아모리니 회장도
    아시아에서의 대규모 손실을 숨긴 사실이 발각돼 이사진 전원과 함께
    쫓겨나는 불운을 겪었다.

    한편 네덜란드에서는 총 4백20억달러의 투자자금을 굴리는 15개 연기금이
    암스테르담 주식시장에 등록돼 있는 모든 기업을 대상으로 감사활동을 벌이는
    한편 필립스의 코 분스트라 회장을 "회계장부 조작의혹"혐의로 조사하며
    그의 목을 죄고 있다.

    이런 유럽 주주운동의 뒤에는 미국 자본의 부추김도 한 몫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1천2백60억달러 규모의 자산을 가진 미국 캘리포니아교직원연금
    (CalPERS)은 영국 기관투자자인 액티브 밸류 캐피털(AVC)을 꼬여 영국
    제화업체인 숄의 CEO를 내쫓고 지분획득에 성공했다.

    금융업계 관계자들은 "이유야 어떻든 간에 다소 보수적이라는 평을 듣던
    유럽 기업들이 이제야 주주들의 목청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며 달라진
    경영상황을 전했다.

    < 박수진 기자 parksj@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25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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