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신용금고 업계에 "퇴출 대란설"이 고개를 들고 있다.

내년초 신용금고 구조조정이 시작되면 전국 2백19개 신용금고중 절반
이상이 구조조정 대상에 포함될 것이라는 예상까지 내놓고 있다.

대부분의 신용금고는 영업부진과 대손충당금 적립규정 강화 등으로 올
연말에 엄청난 규모의 적자를 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신용금고들의 부실채권은 규모가 엄청날 뿐 아니라 급증추세에 있다.

금융감독위원회에 따르면 신용금고들이 3개월 이상 이자를 받지 못하고
있는 대출금(요주의 이하)은 9월말 현재 7조9천1백13억원.

대출금 총액 23조5천5백51억원의 33.1%에 달한다.

전체 여신의 3분의 1 이상이 부실이라는 얘기다.

은행의 경우 3개월 이상 연체여신(6월말 현재)은 총 여신의 9.4%였다.

이와관련 금감위 관계자는 "금감위가 파악하고 있는 연체채권 규모는
신용금고들이 자진신고한 것이어서 실제보다 축소됐을 가능성이 높다"며
상황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게다가 부실채권 규모는 증가일로에 있다.

6개월 이상 연체된 대출금(고정 이하)은 5조4천2백50억원으로 지난해 6월말
2조6천23억원에 비해 두배 이상으로 불어났다.

부실채권이 이처럼 증가한 것은 신용금고들이 그동안 "고위험 고금리"
대출을 선호해 왔기 때문.

신용금고들은 신용도가 불량하거나 변변한 담보가 없어 은행에서 대출을
거절당한 사람들을 주고객으로 삼아 왔다.

신용금고는 유동성 부족사태가 두려워 대출에 소극적이었다.

그 결과 금고마다 수십억~수백억원씩을 여유자금으로 갖고 있다.

이자율 연 13%에 예금을 받고 연 11%짜리 수익증권에 투자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이를 반영하듯 매년 수천억원씩 흑자를 냈던 신용금고들은 지난 97회계년도
(97년 7월~98년 6월)에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총 2천2백24억원의 순손실을 내 1개 금고당 10억원 이상씩을 손해봤다.

설상가상으로 오는 12월말부터 대손충당금 적립규정이 한층 강화된다.

이 규정대로라면 금고들은 과거보다 몇 배나 많은 돈을 충당금으로 쌓아야
한다.

서울 H금고 사장은 "이번 결산에서 최소한 1백억원을 추가로 쌓아야 할 것
같다"고 고백했다.

이는 곧 적자규모가 1백억원 이상 늘어나고 그만큼 자기자본이 줄어든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따라 퇴출대란설이 내년초 현실화되는게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 김인식 기자 sskiss@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1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