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3차 금리인하를 단행했지만 증시반응은 예상외로 냉랭하다.

외국인의 순매수강도도 지난 2차 금리인하 때보다 현저히 떨어졌다.

금리인하라는 호재가 미리 주가에 반영된데다 엔화가치도 뚜렷한 강세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는게 증권전문가들의 해석이다.

주가가 과연 추가상승의 발판(모멘텀)를 잃어버린 것일까.

<> 3차 금리인하 효과 =약효가 미미하다.

무엇보다 외국인의 순매수규모와 엔화 움직임에서 잘 드러난다.

지난 10월16일 2차 금리인하 당일에는 외국인이 1천3백96억원어치를 순매수
했다.

엔화가치가 1백14엔대까지 올랐다.

하지만 이번에는 외국인 순매수규모가 2백65억원에 불과했다.

전날 수준(4백61억원)에도 못미쳤다.

엔화가치도 1백21엔대에 머물고 있다.

<> 외국인 왜 시큰둥한가 =엔화가 강세를 보이지 않는 것이 주요 원인이다.

엔화가치가 다시 1백20엔대 아래로 상승하는 강세(달러약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

ING베어링증권의 강헌구 영업담당이사는 "외국인들은 엔화가치가 적어도
1백15엔대로 상승하면 매수규모를 크게 늘리겠다는 분위기"라며 "미국이
추후 또 금리를 인하하더라도 엔화가 강세를 보이지 않는한 외국인 매수세는
큰 폭으로 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이 금리를 인하하면 외국인이 무작정 순매수규모를 늘리는 게 아니라
미국 금리인하=엔화강세라는 등식이 성립해야만 순매수규모가 증가한다는
설명이다.

지난 1,2차 금리인하 이후에는 엔화가치가 1백35엔대에서 1백14엔대로
상승했다.

미국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가 지난 16일 일본의 국가신용등급을 한단계
하향조정한 것도 엔화강세 요인을 상쇄시켜 버렸다.

무디스의 이번 조치를 미국정부의 강한 달러고수 의지를 반영하는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 주가전망= 이번 금리인하가 주가에 미리 반영된데다 약효도 변변치 않아
폭발적인 주가상승의 모멘텀이 사라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삼성증권의 김군호 투자전략팀장은 "엔화강세로 외국인의 대규모 매수세가
일기 전에는 소폭의 등락을 거듭할 것"으로 내다봤다.

대우증권의 한 관계자도 "저점이 점차 올라가고는 있으나 오는 12월에는
유상증자 대기물량이 2조7천억원에 달하고 선물 12월물 만기일도 겹쳐 있어
수급여건은 갈수록 불리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 김홍열 기자 come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1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