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와 태평양의 하늘엔 짙은 먹구름이 드리워져 있다.

대부분의 APEC회원국들이 마이너스 성장세를 보이고 있고 성장률이 플러스인
나라도 수치는 갈수록 둔화추세다.

"태평양 시대가 열린다"는 얼마전의 구호는 "아시아를 본받지 말라"로
바뀌었다.

APEC회원국중 올해 플러스 성장세를 보일 만한 국가는 아시아권에서는
그나마 성장률이 크게 떨어진 중국 대만 등 극소수다.

최근 각종 연구단체들의 전망치를 분석하면 아시아권은 올해와 내년에
걸쳐 최악의 상황을 경험할 것이 분명하고 내년 하반기 이후에나 다소간의
희망을 가져볼 수 있는 상황이다.

만일 다른 돌발적인 악재가 생긴다면 이 마저도 기대할 수 없다.

와튼경제연구소(WEFA)의 세계경제 시나리오 중 비관적 상황을 보면 세계
경제는 내년에 0.2%의 제자리 성장을 보인다음 2000년에나 1.2%의 성장을
보일 것으로 나오기도 했다.

아시아는 이제 고비를 넘긴 것인가.

주가와 환율의 안정세가 지속되고 디플레도 서서히 바닥을 넘어서고 있는
것인가.

아니면 일시적인 호전인가.

아직 정리하지 못한 부실금융과 지지부진한 구조조정이 또다시 발목을
잡을 것인가.

APEC 정상회담을 앞두고 주요 회원국들 특히 아시아 국가들의 경제상황을
진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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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경제는 아시아에서 가장 좋은 편이다.

지난 9월까지의 경제성장률이 7.2%.목표치(8%)에 미달하기는 했지만
아시아국가들중 최고다.

일본 홍콩 말레이시아 한국 싱가포르 등이 마이너스 성장을 보이고 있는 데
비하면 건재를 과시하는 형국이다.

그렇지만 최근들어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하반기들어 경기둔화속도가 빨라지고 있어 4.4분기 성장률이 3~4%로
떨어질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올들어 9개월동안의 수출증가율이 3.8%에 그쳐 이같은 우려를 부채질
하고 있다.

작년 20%의 증가율과 비교하면 이 증가율은 사실상 수출이 줄어든 셈이다.

또 지난 10월초 광둥국제투자신탁공사(GITIC)의 도산으로 중국금융산업의
총체적인 부실이 확인됐다.

현재 중국 4대 국유은행의 부실채권액은 2천7백억~3천6백억달러로 국내
총생산(GDP)의 30~40%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 비율은 일본의 30%보다 높다.

8백만명 안팎으로 추정되는 실업자수도 내년에는 1천8백만~2천만명으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업자 급증은 사회불안을 야기하고 궁극적으로는 정치불안을 몰고 올
위험이 크다.

그러나 중국정부 자신은 아직 여유를 보이고 있다.

중국사회과학원은 올해 경제성장률이 목표치에 근접할 것이라고 낙관한다.

내년에는 성장률이 8.6%로 높아질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수출도 연말부터는 회복세를 보여 내년에는 수출총액이 사상처음으로
2천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경제가 세계경제위기 여파로 다소간 부진상은 보이겠지만 경기후퇴같은
최악의 상항은 피할수 있다는 게 정부의 공식입장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1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