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류기단에 이변이 일어났다.

최강자로 평가돼 온 중국 여류기사들이 잇따라 탈락하고 약체로 평가돼 온
일본 기사들이 전원 8강에 진출했다.

한국기사는 6명중 권효진초단과 황염2단 등 2명이 8강에 올랐다.

12일 한국기원에서 열린 제5회 보해컵 세계여자바둑선수권대회
(한국경제신문사, KBS 공동 주최, 보해양조 후원) 16강전에서 중국 펑윈9단이
일본 요시다6단에게 패했다.

양후이 8단은 한국 권효진 초단에게 졌다.

펑윈과 양후이는 이번 대회 우승후보자로 거론돼 온 인물.

펑윈은 이 대회가 시작된 이래 모두 결승에 진출했고 양후이는 올해 중국
전국개인전여자조에서 우승했다.

그러나 양후이는 이번 대회 최연소자인 권효진(16)초단에게, 펑윈은 일본
요시다 미카 6단에게 각각 무릎을 꿇었다.

일본 고야마 데루미5단과 아오키 기쿠요 7단은 한국의 이지현초단과
김민희 초단을 각각 누르고 8강에 올랐다.

황염2단은 예상대로 미국 대표 제니스김 초단을 누르고 8강에 선착했다.

그러나 한국 여류국수 윤영선2단은 일본 고바야시 이즈미 3단에게 분루를
삼켰다.

윤2단은 지난 대회에서도 고바야시3단에게 16강전에서 패했다.

대회 관계자는 "한국 여류기사들은 기량이 아직 부족한게 증명됐다"며
"이변이 속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선수단은 대회 개막 직전 대국장에서 모두 5분간 명상에 잠겼다.

지난번 대회에서의 부진을 이번에는 반드시 설욕하겠다는 각오를 나타낸
것이라고 대회 관계자가 귀띔.

<>.제니스김(29) 초단의 미국인 남편 브루스 프라이스씨(32)는
대회장밖에서 서성대며 그녀를 응원해 눈길.

변호사인 그는 지난해 처음 제니스김과 만난 뒤 그녀로부터 바둑을
배우면서 가까워져 지난달에 결혼에 골인했다고.

제니스김은 이번 대회에서 가장 어려운 적은 바로 자신이라고 말한 뒤
두번째 난적은 남편이라며 웃음.

<>.권효진 초단은 상대인 양후이(35)8단과 무려 19년의 나이차에도 불구,
투혼을 발휘해 승리.

심한 독감에 걸린 탓에 약을 먹고 이날 대국에 나선 것.

양후이 8단은 대국전 공중전화카드 한장을 산 뒤 1승을 거둔 뒤 남편에게
전화하겠다고 자신감을 표명했으나 권초단에게 일격을 맞았다.

<>.후수동 중국 대표팀 단장은 중국선수중 펑윈9단과 양후이8단이 최근
국내대회에서 성적이 뛰어났다고 소개.

한국과 일본 여류기사들은 비슷한 수준 같으며 중국 여류기사들보다는
한 수 아래라고 덧붙였다.

< 유재혁 기자 yooj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