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는 12일 오후 본회의를 열어 국민회의 조세형 총재권한대행, 자민련
박태준 총재, 한나라당 조순 명예총재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들었다.

3당대표들은 이날 정치권이 IMF(국제통화기금)사태에 따른 국난극복에 앞장
서지 못한데 대한 자성론과 함께 경제난 극복을 위한 구체적 향제시에 연설의
초점을 맞췄다.

경제회복과 관련해 3당대표들은 금융경색해소, 중소기업 및 실업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데는 인식을 같이 했으나 금융과 기업구조조정에 대해서는 여야간
에 뚜렷한 시각차를 보였다.

3당대표의 이날 연설을 요약한다.

-----------------------------------------------------------------------


오늘의 시대적 과제는 IMF체제 탈피와 위기극복이다.

때문에 지금은 경제가 곧 정치이며 경제를 살리는 것이 가장 잘하는 정치
이다.

국가 위기의 원인 제공자는 당시의 여당인 지금의 야당이지만 언제까지
야당의 책임만 묻고 있을 수는 없다.

야당의 국정협력은 이 정권을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의 조국을 위한 것이다.

우리 경제는 금리 환율 물가 경상수지 등 거시경제지표가 안정되고 있으나
구조조정 과정에서 실물 경제 기반이 유실되고 경기가 매우 침체돼 있다.

우리 경제가 침체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기업과 금융의 구조조정을 중단
없이 추진하면서 적자재정을 무릅쓰며 통화를 확대 공급하고 재정지출을
늘려야 한다.

기업 구조조정의 중심은 재벌개혁이다.

5대 재벌들은 상황인식에 너무나 안이하고, 국민이 납득할 만한 구조개혁을
하지 않고 있다.

이달말까지 재벌 구조조정이 결말나지 않으면 정부가 국가적 차원에서 과감
하게 재벌구조 혁신에 나설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실업문제는 개인의 능력과는 무관하게 국가적 경제위기가 만들어낸 것이며
정부가 책임져야 한다.

정부는 상시 실업자 1백만명선을 전제로 한 근본적인 실업대책을 수립해야
하고 여기에 맞춰 사회 안전망도 적극 확충해야 한다.

자민련과 국민회의는 국민 앞에 내각제를 약속했고 그 토대 위에 정권교체를
이룩했다.

당연히 우리는 국민에게 약속한 바 그대로 내각책임제를 구현할 것이다.

물론 지금은 국난극복과 경제회생에 전념해야 할 때인 만큼 당분간 개헌
논의를 유보하고 경제가 나아지기 시작할 때 공론화해서 이 문제를 매듭지을
것이다.

< 김형배 기자 khb@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