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효진 초단이 중국의 강자 양후이8단을 꺾어 파란을 일으켰다.

12일 한국기원에서 개막한 제5회 보해컵 세계여자바둑선수권대회에서
한국의 신예기사 권효진 초단이 양후이 8단을 맞아 2백89수만에 백 반집승을
거뒀다.

양후이 8단은 올해 중국 전국개인전여자조 우승자로 이번 대회 강력한
우승후보로 거론됐었다.

권효진 초단은 이번 대회 출전 기사중 최연소인 16세다.

이에 앞서 한국의 황염2단은 미국 대표 제니스김을 누르고 8강에 선착했다.

한국경제신문사와 한국방송공사(KBS)가 공동 주최하고 보해양조가 후원하는
제5회 보해컵 세계여자바둑선수권대회는 이날 5개국 16명의 대표가 참가한
가운데 16강전을 벌였다.

전날 추첨으로 편성된 대진 일정은 한국선수들에게 불리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여류국수 윤영선2단은 첫 관문을 통과한다해도 이번 대회 우승후보인
중국 펑윈9단과 8강전에서 붙게 된다.

펑윈9단은 제4회 보해컵대회 준우승자인데다 중국 최고수로 평가된다.

윤영민초단과 김민희 초단은 이날 중국의 강자 화쉐밍7단과 일본의 최강자
아오키 기쿠요7단과 각각 대결했다.

이번 대회는 권효진초단이 양후이8단을 격파함으로써 열기가 갈수록 뜨거워
지고 있다.

<>.일본 선수단은 대회 개막 직전 대국장에서 모두 5분간 명상에 잠겼다.

지난번 대회에서의 부진을 이번에는 반드시 설욕하겠다는 각오를 나타낸 것
이라고 대회 관계자가 귀띔.

<>.제니스김(29) 초단의 미국인 남편 브루스 프라이스씨(32)는 대회장밖
에서 서성대며 그녀를 응원해 눈길.

변호사인 그는 지난해 처음 제니스김과 만난 뒤 그녀로부터 바둑을
배우면서 가까워져 지난달에 결혼에 골인했다고.

제니스김은 이번 대회에서 가장 어려운 적은 바로 자신이라고 말한 뒤
두번째 난적은 남편이라며 웃음.

<>.권효진 초단은 상대인 양후이(35)8단과 무려 19년의 나이차에도 불구,
투혼을 발휘해 승리.

심한 독감에 걸린 탓에 약을 먹고 이날 대국에 나선 것.

양후이 8단은 대국전 공중전화카드 한장을 산 뒤 1승을 거둔 뒤 남편에게
전화하겠다고 자신감을 표명했으나 권초단에게 일격을 맞았다.

<>.후수동 중국 대표팀 단장은 중국선수중 펑윈9단과 양후이8단이 최근
국내대회에서 성적이 뛰어났다고 소개.

한국과 일본 여류기사들은 비슷한 수준 같으며 중국 여류기사들보다는
한 수 아래라고 덧붙였다.

< 유재혁 기자 yooj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