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경제위기 극복과 ASEM(아시아.유럽정상회의)의 역할" 세미나가
10일 대한상공회의소 중회의실에서 열렸다.
이번 세미나는 2000년 서울 ASEM을 앞두고 아시아 금융위기 조기 극복을
위한 아시아.유럽간 경제협력 방향을 제시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행사엔 국내 학계 및 관계 전문가들이 대거 참가, ASEM의 역할
재정립과 한국의 대응방안을 놓고 활발한 토론을 벌였다.
기조연설 내용을 간추린다.
< 정리= 유병연 기자 yoob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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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 >
대외개방적 무역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해온 한국에게 WTO(세계무역기구)
중심의 다자간 무역질서가 갖는 중요한 의미 못지않게 지역과 지역간의
협력구도도 매우 큰 의미를 가진다.
실제로 우리 경제는 세계경제와의 상호의존성이 높아지고 있다.
또 시간이 흐를수록 세계 모든 나라들과 한층 더 의존 관계가 심화돼 가는
추세다.
앞으로의 통상외교가 범지구적 차원의 다자간 경제외교뿐 아니라 지역적
차원의 통상외교에 중점을 둬야 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그동안 세계경제활동 무대에서 아시아-유럽간 관계는 아시아-미주축에
비해 상대적으로 연약한 연결고리로 여겨졌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ASEM 출범으로 아시아와 유럽 사이에는 정치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경제적인 측면에서 대화채널이 형성돼 세계질서의 균형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아직은 비록 비구속적인 원칙아래 ASEM 대화가 진행중이지만 앞으로 아시아.
유럽간에 ASEM 채널을 통한 상호협력의 여지는 더욱 커질 것으로 확신한다.
특히 ASEM은 참여국들의 경제 및 인구규모가 전세계의 절반수준에 달하고
있으며, 전세계 교역의 2/3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무역장벽이 제거되고
상호투자가 활성화된다면 ASEM 경제협력을 통한 참여국들의 경제적 상호
이익은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ASEM은 아시아와 유럽간 협력관계 강화를 위한 대화의 장으로
발전해 왔다.
지난 96년 3월 태국에서 열린 제1차 ASEM 정상회의에서는 <>의장성명의
채택 <>주요 협력분야 합의사항 도출 <>ASEM의 진로 합의 등의 상당한 성과
를 올렸다.
이어 런던에서 개최된 2차 ASEM 정상회의에서는 TFAP(무역원활화 행동계획)
과 IPAP(투자촉진 행동계획)을 확정, 채택하는 등 보다 구체적인 경제협력
방안들을 이끌어 냈다.
오는 2000년 서울에서 개최될 제3차 ASEM 정상회의는 지금까지의 ASEM
회의 성과를 보다 구체화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ASEM 경제협력의 핵심사업인 TFAP와 IPAP의 원활한 조기이행을 통한
양지역간 교역기회증진 및 투자촉진의 장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를 덮친 금융위기는 유럽.아시아간의
지역협력을 통해 북미.유럽.아시아 3대축의 균형적인 발전을 도모한다는
ASEM의 기본적 틀을 위협하고 있다.
따라서 아시아 경제위기의 조속한 극복과 이를 위한 유럽의 실질적인
지원방안에 대한 심도있는 논의는 ASEM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서도 필수
불가결한 과제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1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