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여야 총재 오찬회담이 무산된 이후에도 여야 지도부는 이날 밤 늦도록
물밑 대화채널을 가동시키면서 회담 성사를 위해 막바지 절충을 벌였다.

특히 국민회의 한화갑, 한나라당 박희태 총무는 "10일 오찬회담은 반드시
성사시켜야 한다"면서 서로 양보안을 내놓으면서 재접촉을 계속했다.

한 총무는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경제 청문회 시기"에 대해
"청문회 날짜는 명기하지 않아도 좋으니 합의문에 넣자"며 의사를 타진했다.

한 총무는 여야가 잠정합의한 5개 협상안만 합의문에 담고 이견이 있는
3개항은 발표문 형식으로 공개하자고 했다.

이에 대해 박 총무도 한나라당이 버텼던 "인위적 정계개편" "총풍" "불법
감청및 고문" 등 3개항 가운데 마지막 조항은 양보하겠다는 절충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박 총무는 "인위적 정계개편 지양"이란 내용을 어떤 형태로든
포함시켜야 한다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절충안을 놓고 국민회의와 한나라당은 각각 긴급 수뇌부 회의를
가졌다.

국민회의는 조세형 총재권한대행, 정균환 사무총장, 한 총무 등이 자정이
넘도록 열띤 토론을 벌였다.

회의 중간중간 한 총무와 박 총무는 전화통화로 양측 입장을 전달했고
청와대도 이들의 협상 상황을 체크하는 등 긴박한 순간이 이어졌다.

한나라당에서도 이회창 총재가 박 총무 및 신경식 사무총장을 몇 차례
불러 밀담을 나누는 상황이 목격됐다.

이 과정에서 양당 수뇌부의 표정이 밝아 한때 10일 회담이 성사될 가능성이
점쳐지기도 했다.

조 대행은 직접 한나라당 신상우 국회부의장에게 전화를 걸어 지원 사격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강래 청와대 정무수석은 "총재회담은 무산이 아니라 연기"라면서 10일
회담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았다.

< 한은구 기자 toha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