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MJ 보고서가 갖고 있는 최대 관심사는 경기불황기에 어떻게 일자리를
만들어낼 것인가에 있다.

지금 한국의 많은 기업들은 구조조정을 진행중이다.

앞으로도 기업의 혁신을 위한 구조조정은 계속 단행될 것이다.

그렇다면 구조조정은 어떤 방향으로 이뤄져야할 것인가.

다운사이징만이 구조조정의 해법인가.

그렇지는 않다.

구조조정에 다운사이징이 포함될 수는 있으나 그것이 올바른 방향이 아니다.

다운사이징이 구조조정이 전부는 더더욱 아니다.

만일 기업들이 구조조정을 위해 다운사이징에만 집착한다면 성장을 위한
기회는 사라지고 실업은 더욱 증가하는 다운사이징의 함정에 빠질 것이다.

올바른 구조조정방향을 잡기 위해서는 몇가지가 고려돼야 한다.

우선 한국경제는 60~95년의 35년동안 세계 어느 나라보다 빠른 성장을
해왔으나 이제는 더 이상 저개발국가가 아니라 고도의 산업화사회로 이행
하고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동시에 국제 경제가 과거 어느때보다 불확실성이 높아졌다는 점도 감안돼야
할 부분이다.

미국과 유럽에서 경기가 회복된 뒤 고용창출에 걸렸던 시간과 각국 정부의
노력사례도 참고가 돼야 한다.

이런 전제들 아래서 한국의 기업들은 이제 가치창조형 구조조정을 단행해야
한다.

현재고착형 다운사이징 구조조정이 아니라 미래지향적이면서 성장지향적인
구조조정이 이뤄져야 한다는 말이다.

이를 위해서는 기업에서는 생산요소에 대한 철저한 분석이 이뤄져 현재의
핵심 경쟁력(Core Competitive)이 아닌 잠재적인 핵심 잠재력(Core
Capabilities)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 새로운 차원의 리엔지니어링 =OMJ 보고서가 사용하는 리엔지니어링
방법은 전통적인 리엔지니어링 경험과는 다른 시각에서 출발한다.

전통적인 리엔지니어링은 고객을 위한 서비스개선 또는 경쟁력있는 제품을
만들기 위한 최소한의 비용을 추구했다.

또 이제까지의 리엔지니어링 방법은 기업내부 또는 부서단위에 맞춰져 있던
시각을 고객과 기업전체로 돌리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그 목표는 기업의 영업이익과 이윤을 올리는 것이다.

전통적인 리엔지니어링에 대한 주된 비판은 리엔지니어링이 성장을 유도
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다운사이징으로 이끄는 경향이 많았다.

현재의 상태에서 최대한의 이윤을 내는 방식이었으며 미래의 시장에
적응하는 방식은 아니었다.

OMJ 보고서는 기업에서 부가가치가 만들어지는 방법, 생산요소가 활용되는
방법, 좀더 많은 부가가치를 가져다 줄 생산요소가 어떻게 활용될 것인가
등에 주목하고 있다.

이것은 비용절감방식과는 다른 차원이다.

경영자나 근로자들이 부가가치를 높이는 행동들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확실히 가진 다음 가치파괴적인 행위를 없애고 가치창조적인 행위를
늘리는 것이다.

이 행위에는 아웃소싱이 포함될 수도 있다.

이런 작업들은 기업의 핵심경쟁력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프로세스
리엔지니어링과는 차이가 있다.

가치창조형 프로세스는 앞으로 가능성있는 기업 잠재력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래서 성장지향적이다.

핵심경쟁력에 초점을 맞추고 진행되는 구조조정은 사진찍기와 같다.

그 기업이 어느 순간에 가장 잘 나가는 모습을 찍어 놓는 작업이다.

즉 고정된 모습에 집착한다는 것이다.

10년 뒤의 시장상황에는 그 잘나가던 핵심경쟁력이 맞지 않게 될 가능성도
충분히 있을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 가치창조형 구조조정의 사례 =IBM은 핵심 경쟁력이론에 따라
타이프라이터 부문을 폐쇄했다.

이것은 앞으로의 핵심역량을 내다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 분야의 IBM매니저는 타이프라이터 부문을 샀다.

그리고 IBM이 무시했던 새로운 핵심역량으로 렉스마크를 설립했다.

IBM은 타이프라이터분야에서 경쟁력이 있었지만 그 시장은 죽어간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렉스마크의 새로운 경영진은 앞으로 시장가능성에 대한 핵심 잠재력
은 프린터헤드와 레이저 엔진에 있다고 판단했다.

구조조정 전문가들은 핵심경쟁력이 아닌 핵심잠재력에 집중해 성공한
대표적인 기업으로 혼다와 월마트를 꼽고 있다.

혼다는 딜러와 서비스망에 핵심 가능성이 있었고 이를 집중 개발했다.

월마트는 단순히 비효율적인 부문을 없애는데 그치지 않고 모든 분야에서
소매업에 적용할 수 있는 요소들을 개발 적용시켰다.

시장의 미래수요를 예측하고 끊임없이 새로운 제품들을 개발해 부가가치형
일자리를 만들어온 3M도 가치창조형 구조조정의 사례로 꼽을 수 있다.

결국 OMJ 보고서가 주장하는 새로운 형태의 구조조정은 축소지향적이 아니라
성장지향적이다.

<> 기업의 가치평가 =기업을 평가하는 과거의 방법은 노동 자본 토지 기술
정보 기업가정신 등 다양한 생산요소들을 저평가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러나 새로운 가치평가방법은 근로자와 기업이 갖고 있는 다양한 요소에
의해 많은 가치가 창조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21세기형이다.

예를 들어 스칸디아 보험사는 기업이 갖고 있는 자산에는 근로자들의
지적자본, 경영혁신적 자본 등 여러가지 요소가 있다는데 주목했다.

스칸디아사는 고객, 프로세스, 개발및 인적자원 차원에서 지적자본을
측정하고 이를 재무적 성과에 연계시켜 대대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것은 기업의 자산가치와 시장의 평가가치가 어떻게 다를 수 있는가를
설명하는데 이용된다.

또한 어느 생산요소를 최대한 활용할 때 부가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는가도
보여준다.

이것은 21세기를 준비하는 기업을 위해서 반드시 적용되어야할 사례이기도
하다.

<> 메뉴얼을 만들자 =OMJ 보고서는 가치창조형 매뉴얼(VAM-Value Added
Mannual)을 만들 것을 제안한다.

경영자나 근로자들이 기업에서 어떻게 고용창출을 할 것인가를 도와줄
것이다.

또 정부관료들이 규제를 평가하는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이 메뉴얼은 미시경제적 요인과 거시경제적 요인들을 결합할 수 있는
시스템적인 방법론이면서 그래서 기업가, 관료, 개인들에게 분명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이 메뉴얼은 기업내의 활동들을 합리적 기준으로 평가하는
기술적 방법들을 포함하고 있어야 한다.

이 기술적 방법들에 대한 소재로는 그동안 많은 컨설팅회사들과 회계법인
들이 실시해온 다양한 분석들을 이용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기업의 리엔지니어링에 대한 실제 경험과 이들에 대한 분석은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 정리=김광현 기자 kk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