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화가 고영훈씨는 국내보다 외국에서 더 인기가 높다.

독일 일본 프랑스 미국 등지에서 개인전을 열때마다 대부분의 작품이 팔려
나갔다.

지금까지 외국에 판매된 작품만 줄잡아 2백여점.

프랑스 안느시 문화원, 네덜란드 베아트릭 여왕 컬렉션, 디트로이트 현대
미술연구소 등 쟁쟁한 곳에서도 그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외국수요에 맞추느라 국내전이 뜸했던 고씨가 서울 종로구 평창동 가나
아트센터(3216-1020)에서 6년만에 개인전을 갖는다.

주제는 "솔거를 위하여".

신라 황룡사 벽에 "노송도"를 그렸다는 전설적 화가 솔거의 회화정신을
오늘에 되살리겠다는 뜻에서 그렇게 정했다.

출품작은 평면작품 30여점과 입체작품 20여점 등 총 50여점.

이젠 고씨 그림의 정형이 된 책과 사물을 함께 그린 작품에서부터 흰색
바탕에 새의 깃털이나 날개, 시계, 낡은 가방 등을 극사실로 그려넣은 그림,
파라핀에 오브제를 넣어 응고시킨 입체작업, 자동차 라디에이터 닭 등을
이용한 설치작업 등 다양한 작품을 내놓는다.

그의 그림 소재는 평범한 사람들의 손때가 묻은 낡은 물건들이나 새의 날개
같은 이색적 사물이다.

이들 소재를 정교하게 묘사하거나 이질적으로 조합한 그의 작품은 평면이든
입체든 강렬한 시각적 충격을 유발한다.

< 이정환 기자 jhlee@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