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대회에서도 선수들이 한두명씩 기권하는 경우는 있다.

가장 흔한 요인은 "근육 이상"이다.

허리나 등근육 통증때문에 기권하는 것인데 이는 골프특유의 요인이자
아마추어들도 십분 이해가 가는 상황이다.

그러나 어떤 요인이든 그대회의 선두권 선수나 세계적 톱프로들이 기권하는
예는 거의 보질 못했다.

이를 바꿔 말하면 선두권 선수들은 바로 몸관리를 제대로 했기 때문에
좋은 스코어를 내고 있다는 뜻.

그리고 정상급프로 수준이라면 중도에 대회를 포기할 정도로 몸관리에
실패하지는 않는다는 의미이다.

투어선수들은 1월말의 시즌오픈이전에 이미 그해 전체 일정이 정해지고
그 스케쥴에 따라 컨디션을 조절한다.

애니카 소렌스탐이나 캐리 웹 등 미투어에서 뛰고 있는 외국선수들의
고국 방문은 대개 시즌 종료후이고 시즌중 대회참가등으로 귀국해야할
경우이면 앞뒤로 넉넉히 시간을 갖거나 대회자체에만 전념할수 있도록
일정을 짠다.

이번 박세리 케이스와 같이 갑자기 결정돼 정신없이 귀국하는 경우는
절대 없다.

바로 이런 점에서 주위의 사소한 욕심이 얼마나 선수에게 치명상을
입힐 수 있는지 드러난다.

세계 정상급 프로입장에서 대회를 중도 포기하고 다음 대회 출전까지
불투명해진 것은 부진한 성적보다 몇배 더 부끄러운 일이다.

거기에 증세 또한 심각하다고 하니 선수를 그 지경으로 만든 과정파악이
필수적이다.

지금의 박세리를 만든 것은 물론 부친 박준철씨.

그러나 이 시점까지 박에 관해 전적인 권한을 가진 인물도 박준철씨다.

"어쩔수 없었다"는 표면적 이유는 되지만 결과론적 이유는 못된다.

< 김흥구 전문골프기자 hkgolf@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