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세계 반도체경기가 본격적으로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자
반도체 관련주가 즉각 반응을 보이고 있다.

30일 데이터퀘스트 WSTS등 세계 4대 반도체시장 예측기관은 반도체 시장이
내년 평균 10%, 2000년에는 20%의 신장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반도체시장의 주력제품인 64메가D램의 개당 가격도 종전의 7~8달러에서
최근 10달러로 상승했다.

이를 반영하듯 미국의 대표적인 반도체회사인 마이크론 테크놀러지 주가가
이달 들어 초강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9일 뉴욕증시에서 전날보다 11.9%나 상승, 최근 2개월중 최고치인
36달러에 근접했다.

같은날 런던증시에 상장된 삼성전자 DR도 8.6%가 올라 20.1달러에 거래됐다.

뉴욕증시에서도 9.6% 상승, 20.1달러를 기록했다.

국내시장에서도 최근 몇일새 외국인이 삼성전자를 듬뿍듬뿍 사들이고 있다.

여기에 30일 장중에는 미국 메릴린치증권의 탐 쿨럭이라는 반도체업종담당
분석가가 반도체종목에 대해 강한 매수의견(Strong Buy)을 제시했다는 얘기가
나돌았다.

그는 지난 95년 활황을 보이던 반도체경기가 꺽일 것으로 정확히 예측,
전세계적인 반향을 불러일으킨 주인공.

그러나 이런 바깥 분위기와는 달리 국내 증권업계 반도체담당분석가들은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LG증권의 서도원 선임조사역은 "국내 업체와 일본 업체들의 감산으로 세계
반도체시장의 공급과잉률이 20%정도에서 5%로 뚝 떨어진 것이 반도체 가격
회복의 주된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신영증권의 조철우 과장은 "일단 최악의 상황은 벗어났지만 반도체업체들의
수익성이 크게 개선될 정도로 반도체가격이 호전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들은 다만 전세계적으로 25개사에 이르는 반도체업계가 3~4개로 재편되거
나 대폭적인 수요증가가 따른다면 사정이 달라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 김홍열 기자 come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3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