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3저와 임금하락 등 호재에도 불구하고 내년 수출은 올보다 2.0% 늘어난
1천3백60억달러에 그치고 무역흑자 규모는 1백80억달러로 올해의 절반 수준
으로 축소될 것으로 전망됐다.

또 국산제품의 해외 주요시장 점유율은 원화절하에도 아랑곳없이 IMF
이전보다 오히려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삼성경제연구소와 무역협회에 따르면 내년 수출은 올해(1천3백32억
달러 예상)보다 2.0% 증가한 1천3백6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따라 무역흑자(통관기준)는 1백80억달러로 올해(3백30억달러)보다
1백50억달러 줄어들 전망이다.

업종별로는 가전 반도체 자동차 등이 2~3% 늘어나는 반면 정보통신 조선
철강 섬유 등은 소폭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삼성경제연구소는 80년대 후반과는 달리 세계경기가 불투명한데다 국내적
으론 금융경색과 구조조정 지연, 산업기반 유실 등이 악재로 작용해 엔고와
국제금리 하락, 원자재 가격하락 등 3저가 큰 효과를 내지 못할 것으로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일본 아세안 등 주요 수출시장에서 한국산 제품의 시장
점유율은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경우 95년 2백42억달러를 수출해 현지 시장점유율이 3.25%에
달했으나 96년 2백27억달러(2.86%), 97년 2백32억달러(2.66%)로 하락했으며
올들어 1~7월도 1백36억달러(2.61%)로 점유율이 떨어졌다.

이에따라 올들어 미국 시장점유율은 95년대비 19.7% 낮아졌다.

95년보다 5분의 1정도 시장을 뺏겼다는 의미다.

또 일본시장은 95년 1조6천2백억엔을 수출해 5.14%의 시장을 차지했으나
96년 1조7천4백억엔(4.57%), 97년 1조7천6백억엔(4.30%), 올들어 7월말까지
9천3백억엔(4.23%) 등 시장점유율이 지속적으로 낮아졌다.

일본시장에서도 우리나라는 95년보다 17.7% 시장을 뺏긴 것으로 집계됐다.

이밖에 아세안 국가에서의 시장점유율은 96년 1백64억달러(4.29%), 97년
1백48억달러(4.23%), 98년 상반기 55억달러(4.16%)로 같은 추세를 보이고
있다.

무역협회는 96년과 97년의 경우 주요경쟁자인 일본의 엔화에 대한 원화환율
이 95년 1백엔당 평균 8백24원에서 96년 7백39원, 97년 7백83원으로 원화가
고평가된 것이 주요시장 점유율 하락의 주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환율이 1천원대이상으로 뛴 올들어서도 점유율이 낮아지고 있는
것은 금융경색으로 무역금융이 제대로 돌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삼성경제연구소와 무협은 이에따라 <>수출입금융 애로 해소 <>대외통상마찰
적극 대응 <>중소기업 육성을 통한 수출저변 확대 <>적정환율 유지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수출 주력품목별로 손익분기점이 되는 원/달러 환율은 1천3백33~
1천4백3원으로 현재보다 원화가 소폭 절하돼야 가격경쟁력이 생길 것으로
분석했다.

[ 주요 업종별 전망 ]

<> 반도체 =4년만에 증가세로 돌아설 것으로 보인다.

업계의 자율감산과 신형 PC 수요증가등에 따라 수급이 개선되고 가격이
안정될 것으로 기대된다.

64메가D램 현물시장 가격은 지난 6월 7달러선까지 떨어졌다 10월엔
10달러선으로 회복한 상태다.


<> 가전제품 =선진국 경기후퇴 조짐과 신흥시장의 경제불안으로 수출
여건이 내년에도 좋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업체의 주력상품인 아날로그 AV(오디오비디오)기기는 계속적인
수출위축이 예상되고 있다.

일본을 포함해 세계생산의 80%를 차지하고 있는 아시아 각국이 경쟁적으로
수출확대에 나서고 있는 것도 악재다.

올해보다 2.4% 증가하는데 멈출 것이다.

<> 정보통신 =모니터등 컴퓨터 주변기기 가격하락 추세는 진정될 것으로
보이나 미국 경기 불투명이 수출확대의 걸림돌이다.

무선통신 분야도 올해와 같은 대폭적인 성장을 기대하기란 어려울 것이다.

내수 정체로 업체간 수출경쟁이 격화되면서 채산성 악화가 우려되고 있다.

올해보다 2.5% 감소한 81억달러에 그칠 전망이다.

<> 자동차 =엔고 효과, 노사분규 진정, 기아문제 처리, 한.미자동차 협상
타결 등에 힘입어 2.5%(물량기준)정도의 증가가 예상되고 있다.

경차나 다목적차, 대형차등 신차 투입과 현지 물류거점및 애프터서비스
확충등 업체들의 수출증대 노력도 수출증가에 한몫할 것으로 보인다.

<> 조선 =안정적인 수주물량 확보로 수출은 올해와 비슷할 전망이다.

수주규모도 올해와 비슷한 8백40만t으로 예상된다.

그렇지만 일본과 중국 업체들이 설비투자를 본격화하고 업체간 경쟁
격화로 선가 하락이 계속되고 있어 채산성 전망은 좋지 않다.

<> 철강 =업계의 마케팅 강화로 올해 수출은 42%(물량기준)증가할
전망이다.

그렇지만 내년엔 소폭 감소가 예상된다.

미국 EU(유럽연합) 인도네시아 등이 수입규제 조치를 강화하고 있는데다
CIS(독립국가연합)가 루블화 약세를 배경으로 공격적으로 수출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 석유화학 =중국수요 확대에도 불구,동남아 시장의 위축 지속으로
올해와 비슷한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주력 수출제품 대부분이 일본과 차별화된 시장을 차지하고 있어 엔고에
따른 반사적 이익도 크게 기대하기 어렵다.

<> 섬유 =아시아산 섬유류에 대한 미국의 수입규제 강화 움직임,
대만업체의 합섬 설비 증설로 98년(1백73억달러)보다 소폭 줄어든
1백69억달러가 예상된다.

의류는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방식 수출증가를 바탕으로 계속 호조를
보이겠지만 직물류는 전망이 불투명하다.

< 강현철 기자 hcka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29일자 ).